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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양균형으로 갱년기장애 극복(한방 명의: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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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양균형으로 갱년기장애 극복(한방 명의:7)

입력
1997.06.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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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병기 교수­내부장기 기능 강화 감맥대조탕 등 투여/박병렬 교수­젊게 살려는 자세 등 심리요법이 중요/유동렬 교수­식사·운동요법 병행 채소·과일 많이 먹어야「영의십남자, 막의일부인」 여과경륜이란 한의서에 나오는 말로, 「남자 환자 10명을 진료하기 보다 여자 환자 1명을 진료하기가 더 어렵다」는 뜻이다. 여성의 질병은 대부분 은밀한 곳에 감춰져 있어 외부에 드러나지 않을 뿐더러, 환자 스스로도 노출을 꺼리기 마련이다. 특히 여성은 심리적 영향을 많이 받고 정서적으로도 민감해 치료가 무척 까다롭다. 부인과 질환 중 치료가 가장 힘든 분야가 갱년기장애로, 최근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선진국형 질병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방에서는 심장과 신장의 기능을 정상으로 회복시켜 음양의 균형을 이루는 치료법을 중시한다.

경희대한의대학장 송병기(62) 교수는 대한한의학회 이사장과 한방부인과학회장 등을 역임한 부인과질환 치료분야의 권위자. 78년 펴낸 「한방부인과학」은 갱년기장애의 처방기준을 제시한 책으로 유명하다. 그는 『여성에게는 주기적 생리현상과 임신·출산이라는 우주의 생장 및 순환원리가 그대로 나타난다』며 『여체가 함축한 생명의 신비에 대한 호기심과 탐구욕 때문에 부인과를 평생의 전공으로 택했다』고 말했다.

여성의 갱년기는 폐경기 전후 5∼7년에 해당한다. 여성의 생리 및 임신은 천계(성선자극호르몬) 임맥(난포호르몬) 태충맥(황체호르몬) 등 세가지가 균형을 이뤄야 가능하다. 따라서 치료의 초점은 내부 장기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있다. 신장 간 위장 등 내부장기의 기능을 강화, 자율신경의 균형을 회복함으로써 노년기의 원활한 생리기능을 유도하는 것이다.

치료는 가미소요산 감맥대조탕 등의 약물투여가 기본이며, 침과 뜸도 병행한다. 최근에는 약침과 기공도 활용한다. 대개 1∼2주가량 치료하면 대증적인 증상은 개선된다. 송교수는 35세부터 갱년기장애가 시작된다고 본다. 증상은 당장 나타나지 않더라도 갱년기장애를 유발하는 요인은 이 때부터 만들어지므로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갱년기장애는 노화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찾아오는 것인 만큼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미리 대처하는 게 중요하다』며 식이·운동요법을 꾸준히 하라고 조언했다.

원광대한방병원 부인과장 박병렬(56) 교수는 환경적 문화적 정신적 요인으로도 갱년기장애가 생긴다고 본다. 이 때문에 약물치료와 함께 정서적 요인에 대한 심리요법과 올바른 섭생을 중시한다. 박교수는 『갱년기장애는 욕심이 많고 게으르며 미용적 가치만을 추구하는 여성에게 주로 나타난다』며 『갱년기장애를 예방하려면 생리때 항시 청결을 유지하고, 따뜻한 음식을 섭취하며, 너무 기름진 음식이나 밀가루 음식은 삼가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갱년기장애는 폐경기여성의 85%정도에서 나타나며,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25%가량이다. 치료는 개인의 체질과 신음허 신양허 등 원인에 맞는 약물처방을 위주로 한다. 이와함께 규칙적인 운동, 금연·금주, 취미활동, 무리하지 않는 성생활, 양질의 단백질음식과 과일 섭취 등도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 끈기있는 약물복용과 함께 젊고 즐겁게 살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규칙적인 생활을 통해 변비를 예방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대전대한의대학장 유동렬(47) 교수는 현재 대한한방부인과학회를 이끌며 활발한 연구 및 임상활동을 펴고 있다. 갱년기장애는 대개 정신적으로 예민하고 심장과 신장기능이 약한 여성에서 심하게 나타난다. 따라서 유교수는 어느 장기의 기능이 저하됐는지를 정확히 진단한 뒤 치료에 임한다.

우선 마음을 다스리는 장기인 심장을 시원하고 맑게 해줌으로써(청심) 안면홍조 식은땀 감정변화 두통 근육통 등의 증상을 치료하고 심혈관계질환을 예방한다. 이어 비뇨생식기 및 정기를 관장하는 신장의 기능을 강화, 골다공증 배뇨장애 노인성질염 요실금 등의 증상을 해소한다. 약물요법외에 체질에 맞는 식사 및 운동요법을 병행해야 한다. 운동은 무리해서는 안되며 점차 횟수와 강도를 늘려야 한다. 치료기간은 최소한 6개월이 소요된다.

운동요법은 심폐지구력운동과 근육운동을 함께 하는 게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1주일에 3일정도는 준비운동 에어로빅 정리운동을 하고, 그 중간에는 걷기 달리기 테니스 골프 등 체중부하운동이 좋다. 식사요법의 경우 제 철에 밭에서 나는 채소와 과일을 많이 섭취하는 게 바람직하다. 유교수는 『현재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의 분비를 촉진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 한방약물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며 『남성도 50대 중반이 되면 갱년기장애가 올 수 있으므로 근육과 뼈를 주관하는 장기의 기능을 보강해 주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고재학 기자>

□프로필

◆송병기

▲58년 경희대 한의대 졸업 ▲84∼86년 대한한의학회 이사장 ▲90∼93년 경희대한방병원장 ▲현재 경희대 한의대학장·전국 한의대 교육협의회장

◆박병렬

▲63년 경희대 한의대 졸업 ▲85∼89년 원광대한방병원장 ▲89∼90년 원광대 한의대학장 ▲92∼96년 대한한방부인과학회장 ▲현재 원광대한방병원 부인과장

◆유동렬

▲81년 원광대 한의학과 졸업 ▲89∼91년 대전대한방병원 부인과장 ▲93∼97년 대전대청주한방병원장 ▲현재 대전대한의대학장·한의학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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