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의 타파·민주화 등 명분 내걸고 출사표/대중지지도 낮지만 당내기반 탄탄 ‘경선변수’『과거 현실에 안주하던 사람들이 오늘날 김덕룡 의원을 능멸하는데 분노한다. 홀로 개혁의 깃발을 지키고 있는 그를 동지라는 사람들이 감싸지 않는 세태를 개탄한다』
신한국당 김덕룡 의원이 17일 경선출마 선언을 하는 자리에서 무소속 홍사덕 의원이 축사를 통해 던진 말이다. 원로인 서영훈 공선협대표도 『누구나 민주주의 발전과 지역할거 타파를 외치지만, 진정으로 누가 헌신하고 노력했는 지를 냉정하게 따져야 한다』고 김의원을 격려했다.
서대표나 홍의원의 축사대로 김의원의 출사표는 개혁, 지역주의 타파, 민주화라는 명분을 바탕으로 하고 있었다.
김의원은 출마선언에서 『오늘날 문민정부가 맞고 있는 시련이 곧 저의 시련이다. 김영삼 대통령이 미처 다 이루지 못한 개혁을 완성하겠다』고 개혁승계를 분명히했다.
그러나 명분의 고고함과는 달리 김의원이 처한 현실은 척박하기 이를 데 없다. 현 정권의 개혁은 평가절하되고 있고 당내 경선에서도 지역주의 경향이 엄존하고 있다. 과거 민주계 동지들은 그와 거리를 두고 있다. 더욱이 그의 대중적 지지도는 낮다. 어느 하나 그에게 유리한 여건은 없다.
다만 김의원에게는 탄탄한 당내 기반이 있다. 의리와 인연, 명분으로 얽혀 있는 지지세력은 상당한 수준이다. 허수는 있지만, 원내외 위원장 87명이 이날 출마선언에 참석한 사실이 이를 잘 말해주고있다. 김의원이 합종연횡의 「조커(Joker)」로 거론되는 이유도 광범위한 당내 기반 때문이다.
축사를 한 이한동 박찬종 고문은 김의원을 격찬하며 노골적으로 연대가능성을 밝히기까지 했다. 김의원도 기자간담회에서 『이한동·박찬종 고문, 이인제 경기지사와는 전문정치인에 의한 정치개혁, 세대교체, 지역할거 타파의 공감대를 갖고 있다』고 화답했다.
따라서 김의원은 경선국면의 중대변수가 될 전망이다.
대중적 지지도가 상승하면 그 자체가 파란의 원인이 될 것이고, 지지도가 계속 낮은 곳에서 머문다해도 그가 어떤 연대를 택하느냐에 따라 판세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이영성 기자>이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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