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삼성의 방망이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공식발표, 부정방망이 시비는 막을 내렸다. 프로야구를 동네야구판 수준으로 끌어내린 그동안의 소동을 떠올리면 결말이 너무 간단명료해 맥이 풀릴 정도다.시비는 이렇게 시작됐다. 5월4, 5일 삼성이 LG를 상대로 17개의 홈런을 쳤다. 경기후 LG가 「부정방망이」의혹을 제기했다. 다음날 KBO는 방망이를 잘라 검사한 뒤 「문제 없다」고 발표했고, LG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버텼다. KBO는 방망이를 일본 미즈노본사에 보냈고, 5월12일 일본에서의 검사결과를 바탕으로 또한번 「문제 없다」고 결론지었다.
일단락된 듯 보인던 시비는 5월19일 규칙위원회에서 다시 일었다. 총재는 방망이를 미국에 보내 재검사토록 했다. 그리고 이날 세번째로 「문제 없다」는 발표내용이 나왔다.
한차례 소용돌이가 일었다 사그라들면서 무원칙하게 운영됐던 「방망이 사용규정」이 확실하게 마련됐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그 대가가 너무 크다.
팬들은 사술이 판치는 복마전같은 모습에 고개를 돌렸다. 꾸준히 관중수가 늘어나던 프로야구판이었는데, 6월15일 현재 지난해에 비해 18%나 관중이 줄었다. 누명은 벗었지만 삼성의 입맛도 쓰다. 적어도 한달동안은 구단 이미지가 땅에 떨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잠실구장 전광판에는 「사랑해요 LG」라는 문구가 늘 아로 새겨진다. 「팬 여러분을 사랑해요」라는 뜻인지 「(팬들이) LG를 사랑해요」라는 뜻인지 분명치 않다. 그렇지만 방망이 시비가 이는 동안 LG구단의 태도는 팬들을 사랑하는 것도, 팬들의 사랑을 받을만큼 예쁜 것도 아니었다. 이제라도 팬들에게 마음에서 우러나는 사과를 해야 옳다. 그래야 팬들은 「사랑해요 LG」라는 문구를 참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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