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경식’은 한은서 출발한 TK로 인척난산이 예상됐던 금융개혁의 정부최종안이 관련 기관장의 합의라는 형태로 신속하게 나올 수 있었던데에는 강경식 경제부총리와 이경식 한은총재, 김인호 청와대경제수석, 박성용 금융개혁위원장 등 금융수뇌 4인의 남다른 인연과 신뢰가 한몫을 했다.
우선 4인 모두가 옛 경제기획원(EPB) 출신이다. 강부총리와 이총재, 김수석 모두 기획원 사무관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해 특정 부처보다는 경제 전반을 중시하는 기획원적 논리가 몸에 밴 사람들이다. 게다가 3인은 기획원의 간판인 기획국장을 거쳤다. 이총재는 72년에, 강부총리는 74∼76년에, 김수석은 89년에 각각 역임했다. 금호그룹 명예회장인 박위원장도 「정통EPB맨」은 아니지만 청와대 경제담당보좌관(68∼70년)을 거쳐 70∼71년에 경제기획원장관 특별보좌관을 역임했다. 그래서인지 4인 모두 자유시장주의 신봉자들이다. 경제철학도 같은 것이다.
특히 강부총리(61)와 이총재(64)은 공통점이 많다. 한자는 다르지만 이름이 같고 한은 행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것도 같다. 강부총리는 60년 입행, 고시 행정과에 합격해 재무부를 거쳐 64년부터 기획원에서 일했다. 이총재는 3년 먼저 한은에 들어가 61년에 기획원으로 옮겨 경제기획국장을 역임했다. 또 이총재는 93년 2월부터 같은해 말까지 문민정부의 첫 경제부총리(당시 기획원)를 역임했고 강부총리는 지난 3월에 경제부총리에 올랐다. 이와함께 두 사람 모두 94년(강부총리)과 97년에 세종대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았고 인척이기도 하다. 이총재의 사촌 형수가 강부총리의 이모다. 또 이총재는 경북 의성, 강부총리는 경북 영주 출신이어서 두사람 모두 경상도 사투리를 쓴다.
67년부터 25년간 기획원에서 근무한 김수석(55)은 박위원장(65)이 70―71년에 기획원장관 특보로 재임할 당시 사무관이었다.<김경철 기자>김경철>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