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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50년­한·일 정부 훈 할머니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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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50년­한·일 정부 훈 할머니 입장

입력
1997.06.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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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나선 한국/“위안부 확인땐 국적회복·보상”정부는 「훈」할머니가 일본군 위안부출신이란 사실이 밝혀지면 영구귀국을 위한 국적회복절차와 보상문제 등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정부가 지원에 나서기 위해선 먼저 훈할머니의 한국인출신 군대위안부 사실여부가 확인돼야 한다. 외무부는 16일 현재 주 캄보디아 한국대표부로부터 『훈할머니가 스스로 「일본군 막사에 1주일정도 있었다」는 정도로 얘기했고, 위안부라는 사실은 직접 말하지 않았다』는 보고를 받았을 뿐이다. 외무부는 개인인권을 고려, 신중하게 훈할머니가 군대위안부출신인지 여부를 확인중이다.

정부가 훈할머니에 대해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은 국적회복과 보상 등 두가지이다. 훈할머니가 군대위안부출신이 밝혀지면 국적회복절차에는 별 어려움이 없다는 것이 외무부의 공식 입장이다. 훈할머니가 한국국적 취득과 영주귀국을 원하면 국적회복절차를 통하면 되고, 일시 고국방문은 캄보디아 한국대표부가 여행증명서를 발급하면 가능하다. 외무부는 훈할머니의 일시 방문에 대해서도 일시재난피해구조금 등을 통해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정부로부터의 보상은 93년에 제정된 「일제하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생활안정지원법」에 따라 가능하다. 훈할머니가 신청서를 보건복지부에 제출, 군대위안부로 인정받으면 일시불로 500만원과 매달 5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받게 되고, 의료혜택과 영구임대아파트의 우선 입주가 보장된다.

이와함께 자동적으로 생활보호대상자로 지정돼 월 13만3,000원의 정부지원금과 지방자치단체별로 월 3만∼25만원(평균 10여만원)의 보상금이 지급된다.

훈할머니가 보상을 받기위해선 한국국적을 회복해야 한다. 한국 국적을 취득하더라도 해외에 거주하면 생활보호대상자 지원금은 받지 못한다. 현재 생활안정지원법의 적용을 받고 있는 사람은 모두 158명이며, 이중 2명은 미국과 태국에 거주하고 있다. 정부는 훈할머니의 경우 한국국적을 회복지 않더라도 인도적인 차원에서 보상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권혁범 기자>

◎외면하는 일본/“도의적 차원 민간 위로금” 고수

「훈」할머니의 기구한 사연이 본보에 의해 보도되면서 군대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정부의 무책임한 태도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일본정부는 군대위안부 문제에 대해 국가에 의한 강제성은 인정하지만 국가배상문제는 65년 한일청구권협정에서 이미 일단락되었다는 것을 공식입장으로 하고 있다. 다만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민간차원의 위로금지급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자세이다.

94년 8월 무라야마 도미이치(촌산부시) 당시 총리가 「사과와 반성의 뜻」을 나타내는 조치로 민간기금 방식의 지원을 시사했고 95년 7월 민간단체인 「여성을 위한 아시아 평화기금」이 발족된 것은 이같은 맥락이다.

민간기금 방식이란 민간모금으로 피해자 1인당 200만엔을 지급하고 정부예산(7억엔)의 의료·복지사업을 실시한다는 것이다.

하시모토 류타로(교본룡태랑) 총리 명의의 사과 편지도 함께 전달하고 있다. 올 1월에는 국내의 우리 피해자 7명에게도 기습적으로 기금 등을 전달해 커다란 반발을 일으킨 바 있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일본의 이같은 처리방식이 국가적인 책임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96년 2월 발표된 유엔 군대위안부 보고서 등 국제적인 여론은 이 문제가 민간이 아닌 국가의 책임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군대위안부가 한일간의 본격적인 외교문제로 떠오른 89년 당시 일본정부는 모든 것이 민간업자들의 행위라고 주장했었다. 하지만 군대위안부 문제에 군과 정부가 관련됐다는 자료가 속속 발견되자 진상조사에 착수했고 결국 국가의 강제성을 인정하게 된 것이다.

군대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은 이처럼 항상 마지못해 끌려다니는 모습이다. 더욱이 최근 일본의 우익들은 정부의 국가강제성 인정에 대해서도 아무런 증거가 없다며 50년만에 겨우 들어간 군대위안부에 대한 교과서 기술마저도 삭제해야 한다고 목청을 돋구고 있다. 한일간의 진정한 역사청산은 아직도 전도가 험난하다.<도쿄=김철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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