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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아이디어사냥/세계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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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아이디어사냥/세계로 간다

입력
1997.06.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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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아이디어를 구하려고 나라밖까지 나가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웃 일본은 물론 창업박람회가 열리는 곳을 찾아 멀리 미국까지 찾아가는 사람들도 적지않다.소자본 창업이라면 금방 일본을 떠올리게 된다. 일본에서 인기를 끈 사업들이 시간차를 두고 국내에 상륙해 바람을 몰고 오는 경우가 한둘이 아니다.

그래서 일본의 최신 유행업종을 살피러 떠나는 창업여행이 단연 많다. 올해 초부터 예비창업자들을 모아 도쿄로 떠나는 하이터치여행 컨설팅(02―778―7082), 7월초 역시 도쿄 소점포시장을 둘러보는 계명여행사(02―720―8817)의 창업아이디어 여행 등이 그런 경우다.

해외의 창업·프랜차이즈 박람회를 골라 둘러보는 프로그램도 있다. 월드전람(02―786―6776)은 계명여행사와 함께 4월말에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인터내셔널 프랜차이즈 엑스포」를 둘러 보았고 이달말 「도쿄 가정용품 박람회」를 비롯해 9월초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프랜차이즈 엑스포」, 10월 중순 일본 「프랜차이즈쇼」도 돌아볼 계획이다.

창업천국 일본에 도대체 무엇이 있길래 그럴까. 국내에 아직 본격적으로 소개되지 않은 일본의 아이디어 가게를 창업여행 코스를 따라가며 넘겨다 보자.

▷과일카페◁

일본의 패션 1번지 도쿄 시부야의 「돌(Dole)」카페. 과일음료 케이크 샐러드 등을 팔고 피자 스파게티 커리도 내놓는다. 가격은 600엔에서 1,000엔 정도. 일본 직장인들의 점심 한끼보다 조금 비싼 수준이지만, 여성들이 미용과 건강을 위해 과일이나 야채를 많이 찾는다는 점에 착안했다. 일본 매스컴들이 수차례 보도할 만큼 성공한 카페다.

▷중고 생활용품 중개점◁

국내에도 가구나 가전제품처럼 덩치가 큰 물건을 취급하는 중고점들이 더러 있지만 일본의 중고점은 이런 물건은 물론 패션용품 가방 구두 등 생활소품을 함께 취급한다. 소규모 중고품 유통점이 특징이다. 중고 인테리어소품과 그릇 골동품 등도 판다. 우리도 환경보호 추세를 타고 재활용품 사용이 늘어나고 있어 인기를 끌만한 장사다.

▷연예인캐릭터 전문점◁

당대에 이름을 떨치고 있는 최고 스타들의 사진이 한데 모여 있다. 스타의 사진은 팬시점이나 문구점에서도 살 수 있지만 여기서 파는 사진은 조금 다르다. 연출된 사진이 아니라 평상시 생활을 담은 자연스런 모습이 대부분이다. 본사가 인기스타와 계약을 해 그런 사진들을 독점으로 촬영, 가맹점에 공급하는 체제여서 스타의 보기 힘든 모습을 거의 매일 새롭게 만날 수 있다.

▷캔디·초콜릿전문점◁

「캔디 익스프레스」는 수천가지의 사탕·초콜릿으로 가득 차 있다. 대부분미국 코퍼초콜릿사 제품을 수입판매하는데 캔디 100g당 289엔. 여대 앞이나 패션가 극장가 주변에 점포를 얻고 다양한 이벤트와 선물용 포장을 적극 활용하면 상품 가치를 높일 수 있다. 밸런타인데이에나 장사가 될 것으로 생각하면 오산. 심심풀이로 먹기 위해서나 가벼운 선물을 구하려는 손님들로 항상 붐비는 편이다.

▷고향카페◁

농촌으로 돌아가고 싶은 사람이 많은 것은 일본이나 우리나 비슷한 모양이다. 하지만 생활여건이나 수입 등에 대한 불안으로 선뜻 귀향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도쿄 하라주쿠거리에 있는 이 카페는 일본 각 지역의 자료를 모아 놓았다. 각 지역 특산물을 판매하며 산간벽지의 지자체가 발간한 지역소개 자료와 비디오 등도 준비돼 있다.

▷티켓 할인점◁

일본 세이부백화점 계열 프랜차이즈인 「세종(Saison)」은 공연 및 이벤트 등의 회원제 티켓할인 전문점. 연극 음악회 등의 입장권을 평균 50% 할인판매한다. 회비는 연간 기본 3,000엔. 전국의 공연에 대한 정보도 제공하고 택배비용을 물면 티켓 배달까지 해준다.<김범수 기자>

◎나는 이렇게 창업했다/김유길 금성정보산업 대표/일 다양한 아이디어 가게 즐비/견학·컨설팅 등 거쳐 업종 선정

20년동안의 직장생활을 접기로 하고 소자본 창업아이디어를 찾아 일본으로 떠난 것이 3월. 처음 떠날 때는 바람도 쐬면서 좋은 사업아이디어를 찾자는 가벼운 마음이었다.

도쿄 센트럴프라자의 중고물품판매점, 직영 및 계약농장에서 생산해 품질보증표시를 붙여 야채 등을 파는 식품판매점 「에이뉴」, 꽃과 차를 함께 취급하는 복합카페 등 국내에서는 볼 수 없는 아이디어 가게들이 즐비했다. 유행에 민감한 청소년들을 상대로 하는 인기연예인 캐릭터점, 나무 유리 금속을 이용해 모형을 만들 수 있는 창조산업 등도 인기를 끌고 있었다.

60여곳의 가게를 둘러본 뒤 저녁에는 창업컨설팅협회 이형석 회장과 창업희망 업종을 선정해 모의창업회의를 가졌다. 어떤 사업을 선택해 가게를 어디에 차려서 어떤 방법으로 운영할지에 대해 개인별로 발표하고 상담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손익분기점을 넘어서 수익을 어떻게 낼 것인지를 합리적으로 예측할 수 있을 때까지 토론을 계속했다. 자금과 유통망 확보방안 및 가격파괴는 가격혼란이나 불신을 불러올 수 있다는 일본인 벤처창업 상담가의 창업특강도 도움이 됐다.

창업여행동안 일본의 직장인이나 학생들이 귀에 「이어람」을 꽂고 토막잠을 자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보청기모양으로 귀에 꽃아두면 일정한 시간이 지나서 신호음이 울려 잠을 깨우는 기구다. 일본과 생활방식이 비슷한 국내에서도 인기가 있을 것으로 생각해 지난달 「금성정보산업」을 차리고 일본으로 이 제품을 수출하는 (주)인광으로부터 국내 판매권을 따냈다.

창업여행은 책상에 앉아 생각만 해서는 얻을 수 없는 아이디어를 구하고 창업능력을 키우는 알찬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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