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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위성과외 걱정된다(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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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위성과외 걱정된다(사설)

입력
1997.06.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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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25일로 예정된 교육방송(EBS)의 위성과외방송을 앞두고 교재채택 및 방송강사 선정과 관련된 비리파문이 터져나와 확대되고 있다. 사교육비 절감이란 국민적 과제를 짊어지고 위성과외방송을 준비하고 있는 EBS로서는 도덕적으로 타격을 입었을 뿐 아니라, 일각에서는 과연 EBS가 과외방송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차제에 EBS의 위성과외방송 실시가 국민을 과외비 부담으로부터 해방시키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과외풍토를 고착화하고 열풍을 더 거세게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점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더욱이 지금도 『인성교육보다는 입시위주의 편중교육』이라고 비판받고 있는 우리의 교육구조를 한층 왜곡시키는 것이 아닌가 하는 기본적인 물음도 제기하게 된다.

EBS가 실시할 위성과외방송은 무궁화위성의 2개 채널 가운데 1채널은 고등학생, 2채널은 초·중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고교생 대상의 1채널은 수업종료 시간에 맞춰 평일은 하오 5시, 토요일은 하오 1시, 일요일은 상오 9시부터 시작해 주당 55시간 가량 방송할 계획이다. 초·중등학생 대상은 평일은 하오 3시, 토·일오일은 하오 1시와 상오 9시에 각각 방송을 시작하고, 평일 9시부터는 3시간 동안 지상파 방송을 재전송해 주당 72시간을 방송한다.

수능시험을 3개월 앞둔 시점에 시작되는 올해는 시험 때까지 고교 3년생을 위한 수능시험대비프로를 집중편성하는 것으로 돼 있다. 그런데 이 경우 프로가 충실하지 않으면 방송의 의미가 없어지고, 프로가 인기가 있으면 학생들이 자신의 학교 교사를 신뢰하기보다 과외방송을 맹신함으로써 교육의 공동화현상이 일어날 개연성이 있다. 흔히 지적되는 얘기이지만 학교 교육은 단순한 지식의 전수가 아니라, 지식과 함께 공동체적 가치관이 자연스럽게 전달되는 과정이다.

위성과외방송은 우리 사회의 이상과외열풍으로 인한 국민의 부담과 병폐를 일시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미봉책으로서 시험준비용이지, 근본적인 의미에서 교육은 아니다. EBS도 『장기적으로는 상급학교 진학을 위한 과외프로에서 벗어나 현장교육이 제대로 안되고 있는 과학실험프로에 집중하고 방송과 인터넷이 결합되는 「사이버교육」개념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방송실시 시간이 2개월여밖에 남지 않았다. 시간에 쫓기고 있는 EBS는 지금 현직교사가 70%가 넘는 수준에서 위성과외방송 교재집필자 260명에 대한 선정작업과 외부 원고청탁 작업을 끝낸 상태이다. 그러나 지금이라도 과외방송구조를 정밀히 검토하여 당초 예정한대로, 교육과 EBS의 본질에 가깝도록 보다 합목적적이고 지양된 형식으로 나아가는 기틀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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