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필품서 의류까지… 불황속 매출 ‘효자’로/해외브랜드 독점 직수입 타사와 차별화도불황에 시달리는 백화점업계가 최근 PB(프라이비트 브랜드·자체상표)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유통업체가 자체적으로 기획개발하거나 외국으로부터 독점 수입판매하는 PB제품이 생필품분야에서는 알뜰 소비자들을 겨냥한 불황돌파전략으로, 고급 수입품분야에서는 업체의 개성을 살리는 차별화전략으로 활용되는 양날의 칼이기 때문이다.
우선 생필품쪽 PB는 기존 메이커제품을 디자인만 바꿔 가격을 인하한다는 점에서 가격경쟁력을 강화하는 강력한 무기로 등장했다.
한화유통은 지난해 기저귀 사탕 김치 햄 칫솔 주방세제 등을 PB상품인 「굿 앤칩」브랜드로 내놓은 데이어 올해 식용유 비누 샴푸 세탁세제로 구색을 확대했다. 가격거품이 많은 품목을 겨냥해 20∼30%이상 싼 가격으로 제공한다는 방침아래 올 매출목표를 지난해보다 32% 늘어난 90억원으로 잡고 있다. 특히 화장지나 부탄가스의 경우 전체판매량의 50∼70%를 PB상품이 차지할 만큼 소비자의 호응을 받고있다고 한화측은 밝혔다.
LG유통은 기저귀 식용유 여성용스타킹 화장지 맛살 키친 타올 등을 「프라이스 터치」 브랜드로 개발한데 이어 올해에도 「포 리빙」 「세이브 앤 조이」 등 상품종류에 따라 다양한 PB를 도입, 만두 돈까스 요구르트 고추장 칫솔 고무장갑 등으로 품목을 확대하고 있다. 품목당 월 1,000만이상 판매할 수 있는 품목을 PB상품으로 개발, 지난해보다 60% 늘어난 35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해태유통도 생필품위주로 「피크 앤 세이브」라는 브랜드를 개발, 품목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마크로는 300여개의 PB를 개발, 메이커브랜드보다 15%정도 싼 값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고 E마트도 최근 생활용품 주방용품을 중심으로 E플러스 라는 PB를 도입했다.
의류분야의 PB는 오리지날 브랜드, 해외독점 수입브랜드 등의 방식으로 백화점차별화전략에 유용하게 활용된다. 「샤데이」 「피코크」 등 40여개의 PB를 보유한 신세계는 9월 여성의류 「트리니티」와 스포츠웨어 「트리니티 스포츠」만 판매하는 PB의류전문점까지 개점할 방침이다.
이밖에 롯데가 「오트망」 「샤롯데」 등 17개, 현대가 「벨라지」 「아르모니아」 등 10여개, 뉴코아가 「파이볼드」 등 10여개의 오리지날 브랜드를 확보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해외브랜드를 독점으로 직수입해 PB화하는 경우도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잡았다. 별도법인인 신세계인터내셔널을 가진 신세계가 「조르지오 아르마니」 「캘빈 클라인」 등 10여개의 독점직수입브랜드를 갖고 있고 미도파는 홍콩의 「앤디 앤 카렘」, 현대가 이탈리아의 「G.B.R」, 「레코팽」을, 쁘렝땅이 프랑스의 「쿠카이 모르간」 등을 보유하고 있다. 수입PB의 경우 백화점이 직수입하면서 중간단계가 없어져 가격이 싸지는 장점이 있지만 차별화를 빌미로 사치를 조장한다는 비난도 만만치않다.
국내 업계의 PB전략은 외국계의 직수입 PB의 도입으로 큰 변화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외국계 업체들의 직수입 PB는 이미 PB자체만으로 브랜드력이 있는데다 해당품목 가격을 20∼30%정도 인하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파괴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영국계 패션유통전문점인 막스앤 스펜서는 매장내 전제품이 직수입한 PB상품으로 구성돼 있다.<이재열 기자>이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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