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가 엔고 등의 영향으로 사상 최대의 일감을 확보해놓고 있으나 주문받은 배의 가격이 낮아 실속은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5월말까지 선박수주량은 58척, 359만4,000톤으로 전년동기대비 140.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내 조선수주 사상 최대물량이며 이 기간중 일본의 수주량 344만3,000톤보다 많은 것이다. 이에따라 대부분 국내조선업체들은 99년 상반기까지, 일부업체들은 99년말까지의 일감을 모두 확보한 상태다.
그러나 이기간중 수주한 선박의 총가격은 27억2,2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99.2% 증가하는데 그쳤다. 수주한 선박의 톤당가격이 757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904달러보다 16% 하락했다. 특히 올들어 수주량이 가장 많았던 4월에는 수주량 119만6,000톤, 수주금액 8억4,700만달러로 톤당 700달러에 계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주금액이 낮은 것은 단가가 높은 컨테이너선(톤당 1,200달러수준)의 발주가 줄어드는 대신 단가가 낮은 유조선(톤당 700달러내외)의 비중이 높아진데다 한동안 수주에 어려움을 겪어온 국내업체들이 마구잡이식 수주를 했기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년∼2년6개월의 일감을 확보한 일본 조선업계가 고가의 배를 수주한 뒤 싼 배의 수주를 가급적 피하는 반면 우리 업체들은 저가에도 불구, 우선 수주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수주행태가 「고가 일본, 저가 한국」이라는 이미지를 세계 조선시장에 고착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무분별한 수주대신 실속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이종재 기자>이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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