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오페라 가능성이 보인다/김남두·고성현 등 젊고 훌륭한 가수 많아 희망적한국오페라가 달라지고 있다. 노래만 들을 만한 게 아니라 무대도 볼 만해졌다. 김자경오페라단의 「아이다」(6∼8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와 국립오페라단의 「리골레토」(5∼12일 국립중앙극장)는 성공적 공연이었다.
무엇보다 젊고 훌륭한 가수가 많이 있음이 확인된 게 희망적이다. 「아이다」의 테너 김남두(39), 「리골레토」의 바리톤 고성현(36)은 특히 세계적 가수와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하다. 그들이 자랑스럽다.
김남두의 강렬하면서 빛나는 소리는 대극장을 당당하게 점령해버렸다. 고음으로 뛰어오를 때의 눈부신 빛깔과 힘은 놀라웠다. 그러나 아직 연기는 딱딱하고 표현력도 섬세함이 떨어진다. 다듬고 성숙해지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
그에 비해 고성현은 노래 뿐 아니라 연기와 무대 감각에서도 궤도에 오른 것 같다. 한동안 그의 가치는 「대포」에 비유되는 엄청난 성량에 집중됐지만 이제는 소리에 윤기와 탄력까지 더한 느낌이다. 가히 절정기라 하겠다. 그는 대학교수로 있으면서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방학이면 매일 학교에 나가 연습하거나 이탈리아로 가서 공부하는 등 끝없는 노력으로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그런 자세 때문에 그가 더욱 믿음직스럽다.
이밖에 「아이다」의 베이스 김요한, 「리골레토」의 테너 김영환, 소프라노 김수정도 국제수준의 가수다. 이들은 모두 30대의 젊음을 자랑한다. 「아이다」의 객석점유율은 평균 70%를 넘었고, 「리골레토」는 입석표까지 파는 성황을 이뤘다. 한국오페라의 잠재력이 느껴졌다.
그러나 오페라의 발전은 좋은 가수만으로는 부족하다. 지휘, 연출, 오케스트라, 무대여건이 다 잘 받쳐줘야 훌륭한 오페라가 만들어진다. 「아이다」의 경우 지휘자가 미흡해서 가수들을 악전고투하게 만들었고 반주를 맡은 신생 오케스트라 프라임필도 열심히 하긴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음악평론가 탁계석씨는 『신세대가수들의 등장으로 우리 오페라가 활력을 찾는 느낌』이라며 『그들이 충분히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무대여건을 개선하고 투자를 한다면 한국오페라의 중흥기를 기대할 만 하다』고 말했다.<오미환 기자>오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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