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신하고 똑똑하다” 인상 심어줘/용모·스타일 ‘박정희신드롬’ 유발신한국당 대선후보 경선가도에서 이인제 경기지사가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지사는 한국일보사와 SBS가 「대선후보·주자초청 시민포럼」이 막을 내린 12일 실시한 여야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에서 17.9%를 얻어 김대중 국민회의총재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또 당내 주자 지지도에서는 이회창 대표에 불과 0.1% 포인트 뒤진 22.8%로 박찬종 고문을 제치고 2위로 뛰어올랐다. 3월24일 경선참여를 선언할 당시만 해도 4∼5%대에 머물던 지지도가 한달여만에 10%대를 돌파하고 TV토론후 20%를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이지사의 약진은 1차적으로 TV토론회의 영향에 기인하고 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시민포럼」을 포함, 그동안 몇차례 실시된 TV토론이 끝난 시점이 모두 이지사의 「도약점」이 돼왔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이지사가 TV토론을 통해 국민들에게 참신하고 똑똑하다는 인상을 심어준 것 같다』는 게 당안팎의 중평이다. 일각에는 이를 최근 일고 있는 「박정희신드롬」과 연결지어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이번 조사에서 이지사가 개인적 연고가 없는, 박 전대통령의 출신지 경북에서 42.1%의 높은 지지를 얻었기 때문이다. 이지사는 토론회 과정에서 용모와 스타일이 박 전대통령과 흡사해 「리틀 박」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여기에 새로운 감각의 정책대안과 정연한 논리도 지지율을 높이는데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같은 「외부」의 바람이 당내에도 확산돼 이지사가 당심까지 사로잡을 수 있을지는 아직 의문이다. 물론 이지사는 『도도한 민심의 흐름을 지켜보라』며 「대의원 혁명」을 공언하고 있지만 대의원들에 대해 영향력을 갖고 있는 지구당위원장들의 벽은 여전히 높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 이지사의 상승추세가 앞으로도 계속될 경우 경선구도 전반에 일정한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이지사의 도약은 이대표 및 박고문 지지도의 상대적 하락과 맞물려 있고, 정치발전협의회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대중적 지지도의 제고가 시급한 이수성 고문에게도 걸림돌이 될 개연성이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특히 이지사가 이고문의 「도약대」라고 할 수 있는 경북에서 강세를 보였다는 사실은 일단 이고문에게 부담이 될 수 밖에 없고, 이는 두고두고 정발협 및 관망파 위원장들의 주시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를 계기로 박고문과 김덕룡 의원, 이지사 등 성향이 비슷한 주자들의 이른바 「세대교체 연대」가 급템포를 탈지 모른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유성식 기자>유성식>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