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마산 진동면 「캄」 위안부할머니 연고찾기 확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마산 진동면 「캄」 위안부할머니 연고찾기 확산

입력
1997.06.15 00:00
0 0

◎“훈 할머니를 모르시나요”/본보 복사전단 천장 긴급배포/종일 제보자 발길·전화 줄이어「누가 이 할머니를 모르시나요」 1940년대 일본군 위안부로 캄보디아에 끌려갔다가 현재 프놈펜 북쪽에 생존해 있는 「훈」 할머니의 고향으로 알려진 경남 마산시 합포구 진동면 주민들은 14일자 한국일보를 통해 할머니의 피맺힌 절규를 접하고 할머니의 연고찾기에 발벗고 나섰다.

마산시는 이날 상오 8시께 진동면사무소에 「훈」할머니찾기대책본부(본부장·양한욱 진동 면장·57)를 설치하고 할머니관련 기사가 게재된 한국일보 복사전단과 할머니의 개략적인 인적사항이 적힌 「사람을 찾습니다」전단 1천장을 긴급 제작, 시민들에게 배포하는 한편 유선방송을 통해서도 안내자막을 내보내고 있다.

시는 안내전단을 추가로 제작, 마산시는 물론 진동과 지명이 같은 남해군 창선면 진동리 등 경남 전역에 안내전단을 배포키로 했다.

진동면사무소 27명의 직원들은 때마침 5일장을 맞아 진동장을 찾은 5백여명의 주민들에게 일일이 전단을 나눠주며 할머니 연고찾기에 온 정성을 쏟았다.

진동면노인회 등 6개 노인분회의 노인들도 장기와 바둑판을 옆으로 밀어놓고 이른 아침부터 옹기종기 모여앉아 신문과 안내전단을 번갈아 읽어가며 「훈」할머니의 기구한 인생유전에 눈시울을 적시며 할머니 연고찾기에 도움이 될 만한 실마리를 찾아내느라 애쓰는 모습이었다.

진동면노인회 이형규(76) 회장 등 70여명의 회원들은 조금이라도 빨리 할머니의 연고를 찾아내기 위해 시장통으로 나와 시가 제작한 안내전단을 나눠주며 할머니 연고를 수소문했다.

50년대 부면장을 역임한 추인수(80)씨를 비롯, 호적업무를 맡았던 10여명의 전직 공무원들도 한국일보를 읽고 면사무소로 달려나와 실낱같은 기대속에 제적부와 호적부를 낱낱이 살펴보는 정성을 쏟았다.

향토사학자 윤정수(69·진동면 진동리)씨는 『「훈」할머니와 관련된 단서를 찾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며 창씨개명할 때 남은 자료를 들고 면사무소를 찾기도 했다.

「훈」할머니와 동갑인 김정상(73·진동면 오산리 182)씨는 『당시 인근 마을에서 수십명의 소년 소녀들이 징병과 위안부로 끌려갔는데 나도 징병에 끌려갔다가 4년만에 구사일생으로 살아왔다』며 『할머니처럼 기구한 인생을 살 수 밖에 없었던 분들의 넋을 달래기 위해서도 할머니의 연고를 찾아 할머니를 고국으로 꼭 모셔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진동면사무소 대책본부에는 하루종일 제보자들의 발길과 전화가 이어졌다.

양한욱 진동면장은 『현재 할머니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할머니와 연령이 비슷한 또래의 마을주민을 찾아 수소문하거나 생존해 있을 가능성이 있는 친지들의 연락을 기다리는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밝혀진 할머니의 가족관계를 단서로 당시의 호적부 등을 뒤져 가족구성원이 비슷한 가구를 확인하고 있으나 혹시 할머니와 관련된 자료를 갖고 있거나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 있으면 꼭 대책본부로 연락해 달라』고 당부했다. 연락처 (0551)71―3001, 2044, 5787<진동=이동렬 기자>

◎“귀국·보금자리 돕겠다”/조계종 「나눔의 집」 밝혀

대한불교 조계종산하 「나눔의 집」은 14일 본보 보도를 통해 캄보디아에서 생존이 확인된 군대위안부 출신 「훈」할머니의 귀국 추진 등 인도적 지원과 협조를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나눔의 집」 원장 혜진 스님은 특히 할머니 돕기를 전 종단차원의 운동으로 이끌어 본인이 원할 경우 할머니를 「나눔의 집」으로 모시겠다고 말했다.

혜진 스님은 조계종과 불교국가인 캄보디아 불교계간의 공식 교류가 6일부터 시작돼 종단을 통한 지원요청시 캄보디아측의 협조가 보다 긴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나눔의 집」은 경기 광주군 퇴촌면 원당리에 소재한 사회복지법인시설로 현재 무의탁 위안부출신 할머니 10명을 수용하고 있으며 이사장은 월주 조계종 총무원장이 맡고 있다.<박진용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