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7일 전남대에서 시체로 발견된 이종권씨가 한총련의 전위부대이자 주도세력인 남총련에 의해 죽음을 당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 한총련지도부는 이 사건을 알고 있었을 텐데도 8일후 한양대에서 이석씨 상해치사라는 범죄를 또 저질렀던 것이다. 그들의 생명경시와 잔혹함이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그러나 직업운동꾼들이 주도하는 한총련은 반성없이 억지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이석씨사건이 정치모략극이라고 적반하장의 주장을 하는가 하면 「한총련 구국단식단」이라는 소수의 학생들이 명동성당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계단난간에 쇠사슬로 몸을 묶은 그들의 자승자박은 스스로 잘못된 이념의 노예이며 시대착오적 투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백하는 듯한 모습이다.
한총련의 해체와 개혁을 요구하는 내·외부의 목소리는 더욱 커져 가고 있다. 남총련 전·현직 간부들로 구성된 「학생운동 강화혁신을 위한 준비모임」이 지도부의 총사퇴를 요구한데 이어 13일에는 39개대 총학생회간부들이 참여한 전국학생대표자 연석회의가 성명을 발표, 같은 내용을 촉구했다. 대구·경북지역 6개대는 한총련의 해체를 요구하고 나섰다. 탈퇴 움직임도 가속되고 있다. 학생들이 「소도」처럼 믿고 찾아간 명동성당은 나가줄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설 자리를 잃은 한총련이 선택할 길은 별로 없다. 연석회의가 촉구한대로 한총련 지도부는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죄하고 경찰에 자진출두, 범죄행위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 연석회의는 자기정정의 기회를 줄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국민이 원하는 것은 하루 빨리 기존조직을 해체하고 이적활동과 폭력투쟁을 포기하는 것이다. 한총련이 저지른 2건의 치사사건은 학생운동이 도덕성과 순결을 회복, 일대 방향전환을 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