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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한총련은 안된다”/도덕성 치명상 존폐 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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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한총련은 안된다”/도덕성 치명상 존폐 기로

입력
1997.06.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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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서도 공개비판 학생운동 재편 불가피/「지도부 총사퇴」 가능성없어 탈퇴 줄이을듯한총련이 무너지고 있다.

이석(23)씨 상해치사에 이어 지난달 27일 전남대에서 이종권(24)씨도 같은 상황으로 숨진 사실이 드러나면서 한총련의 도덕성은 회복 불가능한 치명상을 입었다. 이런 상황에서 13일 운동권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주사파 주도의 민족해방(NL)계열을 비롯, 39개대 학생들이 혁신기구 구성을 제안하고 나섬으로써 전반적인 학생운동권의 재편은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현사태의 책임있는 수습과 학생운동의 방향정립을 위한 전국학생대표자 연석회의」란 이름으로 열린 기자회견의 요지는 명확하다. 현재의 학생운동과 한총련은 더이상 안되니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운동권 주도의 총학생회가 대거 공개성명을 통해 지도부를 비판한 것은 한총련 출범 5년만에 처음으로, 학생운동 내부의 위기의식이 극에 달해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들 「개혁파」들은 일단 개혁요구에 대한 한총련 주류측의 대응을 주시하며 명분과 세확산을 동시에 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총련 지도부가 총사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점에서 결국 연쇄탈퇴로 이어지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와 관련, 최근 한총련의 전위부대이자 실질적 주도세력으로 부상한 남총련내부의 비판움직임도 주목을 끌고 있다. 남총련 전·현직 간부들로 구성된 「학생운동 강화혁신을 위한 준비모임」은 10일 『학생운동에 대한 탄압의 빌미를 제공하고 권위를 실추시킨 집행부는 즉각 해산하라』며 공개적으로 남총련 지도부를 질타했다. NL계열이 주도하는 남총련은 92년 5월 출범식에서 인공기를 게양하고 94년 7월 김일성 사망때는 분향소를 설치하는 등 가장 과격한 강경투쟁노선을 고수해 왔다. 남총련은 이번 한총련 5기출범식때도 열차를 무단정차시켜 집단상경한 뒤 일주일간 서울 도심에서 벌어진 화염병시위를 사실상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학생운동 전체 방향을 가름할 역량을 갖고있는 서울대 총학생회도 다음달 중순께 한총련 개혁 등과 관련한 「중대발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러 정황으로 보아 한총련은 이번 여름방학을 고비로 「붕괴」가 가속화하고 2학기 초에는 새로운 학생운동 지도가 그려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제 학생운동은 분명하게 「한총련 시대」를 접어가고 있다.<송두영·윤순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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