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릴 물감만 있으면 재활용 ‘척척’/덧칠 쉽고 사용 간편/낡은 상자·헌 가구 등 예쁜 칠로 새 분위기주부 유미애(34·서울 강남구 논현동 동현아파트)씨 아파트에 들어서면 파란 액자가 눈에 띈다. 노란 가을 숲을 그린 그림이 파란 바탕에 들어있는 이 액자는 원목의자와 가죽소파 등이 자리잡아 갈색조로 가라앉은 집안에 액센트가 되어준다. 이 멋진 액자를 들어 뒤쪽을 보면 「OO영지버섯」이라는 글자와 그림이 뚜렷하다. 바로 유씨가 영지버섯을 포장했던 나무상자 뚜껑에 그림을 그려 직접 만들었기 때문이다.
유씨는 나무상자와 아크릴 물감을 즐겨쓰는 「재활용 박사」. 집 베란다에는 유씨가 쓰레기장에서 주워온 나무상자가 그득하다. 도자기상자처럼 커다란 통은 고운 칠을 해서 소소한 장난감이나 잡다한 물건을 넣어두는 데 쓰면서 가끔은 간이 의자로도 활용한다.
유씨는 이때마다 아크릴 물감을 쓰는 데 대해 『페인트는 소량으로 사기도 힘들고 관리나 보관이 힘든 반면 아크릴 물감은 튜브속에 들어있어 필요한 만큼 짜 쓸 수 있는데다 페인트 같은 머리 아픈 냄새도 없다』고 설명한다. 한 번만 칠해줘도 여러번 칠한 것 같고 페인트처럼 흘러내리지 않기 때문에 누구나 할 수 있다. 덧칠이 얼마든지 가능해서 고치기 쉽기 때문에 초보자에게는 정말 편리한 소재.
유씨는 딸의 침대도 아크릴물감으로 새로 칠했다. 나무가 진갈색이어서 화사한 방을 어둡고 좁게 만들기에 흰색과 파란색 물감을 섞어 하늘색으로 바꿔버렸다. 아크릴 물감 1통 값은 1,500원, 모두 7통이 들었으니 1만500원이 든 셈이다. 최근에는 금속제 쓰레기통을 주워와 역시 아크릴 물감으로 새것을 만들었다. 도리안 양식의 다리가 달려있는 이 쓰레기통은 녹이 슬어 볼 품을 잃었다가 유씨의 칠로 분홍색에 보라색 무늬가 든 우아한 모습으로 변신했다.<서화숙 기자>서화숙>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