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운치’를 마신다땀을 많이 흘린 여름날 질박한 자기 사발이나 말간 유리그릇에 내는 오미자화채 한그릇은 콜라나 사이다와는 비교할 수 없는 건강과 운치가 있다. 우리 조상들이 만들어 마시던 전통음료중에는 갈증도 쫓고 원기도 회복하게 하는 것들이 많다. 오미자를 따뜻한 물에 하루동안 담가 만든 오미자즙에 배와 잣을 띄운 오미자화채, 꿀이나 설탕에 재어놓은 유자청을 물에 끓여 차게 식힌뒤 채썬 배를 띄워 마시는 유자화채도 여름철 피로를 푸는데 좋은 비타민C의 보고다. 오미자즙은 한꺼번에 많이 만들어 놓고 냉장고에 보관해두면 필요할때마다 꺼내 쓸 수 있다.
신라호텔 한식당 서라벌 지배인 최임원(39)씨는 『녹차나 오미자차는 찬 성질이 있어 여름에 잘 어울린다』며 『특히 녹차잎을 가루로 만든 말차를 쉐이크로 만들거나 간편하게 사이다나 요구르트에 섞어 먹으면 맛도 있고 건강에도 좋다』고 말한다. 녹차쉐이크는 말차와 우유, 달걀 흰자, 설탕시럽, 말차, 얼음을 블렌더에 함께 갈면 금방 완성된다. 물에 우려낸 녹차에 비해 차잎을 그대로 간 말차는 몸에 좋은 항산화 성분이 더 많다.
배화여전 윤숙자(전통조리과) 교수는 『오월 단오날 임금이 신하들에게 더위를 쫓으라고 하사했다는 제호탕, 오미자물과 녹두즙을 섞은 오미갈수, 쌀가루로 만든 구선왕도고미수 등은 여름 더위를 이길 수 있는 잘 알려지지 않은 전통음료』라고 일러준다. 오미갈수는 오미자차에 녹두즙을 섞은 분홍색 갈증해소 음료다. 하루밤을 우려낸 오미자즙과 생녹두를 갈아 만든 녹두즙을 같은 분량 섞고 꿀을 넣어 뭉근한 불에 한시간 정도 달인 다음 찬물에 타서 마시면 된다.
제호탕은 동의보감에 「더위를 피하게 하고 갈증을 그치게 하며 위를 튼튼하게 하고 장의 기능을 조절해 설사를 멈추게하는 효능이 있다」고 적혀있다. 제호탕은 한약재인 오매육 초과 백단향 축사인을 갈아서 꿀과 함께 냄비에 중탕으로 10∼12시간 조린다. 재료는 서울 경동시장 등 한약재를 파는 시장이나 한약방에 가면 구입할 수 있다. 진득진득한 연고상태로 조려진후 식혀서 항아리에 담아두고 찬물에 타서 먹는다.
구선왕도고미수는 18세기 가정요리 백과서인 규합총서에 「원기를 부양하고 식욕을 증진시키는 음료」라고 설명되어 있다. 쌀가루에 연육 백복령 산약초 맥아초 검인 백편두 등 한약재와 곶감가루 율무를 섞어 찐뒤 햇볕에 말려 가루를 만든 것으로 냉동시켜 두었다가 조금씩 찬물에 타서 마신다.<노향란 기자>노향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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