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자금 또 딴말” 맹공 잠시 술렁/일부주자 영입파 겨냥 「주인론」도신한국당 대선주자들은 지역대의원 선출 마지막 날인 13일 경기와 강원, 충남 등 3개 시도지부 정기대회에 나뉘어 참석, 대의원들을 상대로 열띤 연설경쟁을 통해 지지를 호소했다. 이회창 대표와 김덕룡 의원은 강원도지부대회에서 대선자금문제를 놓고 첨예한 공방전을 벌였고, 경기도지부 대회에서는 일부주자들이 「주인론」과 「정치경륜론」을 들어 영입파인사들을 겨냥하는 등 갈수록 달아오르고 있는 경선 열기를 실감케 했다.
○…춘천 베어스타운 호텔에서 이날 상오 열린 강원도지부 개편대회에서 김덕룡 의원이 『이대표가 대선자금문제에 대해 당론과 다른 말을 하고 있다』며 동석한 이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려 잠시 장내가 술렁였다. 김의원은 이대표에 대한 일부 언론의 인터뷰내용을 인용, 『이대표는 이 문제를 법대로 처리하겠다고 했다』며 『김영삼 대통령을 사법처리하겠다는 뜻인지 의아스럽다』고 공격했다. 그는 또 『김대통령의 임명을 받은 총리출신들이 이미지관리를 위해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면서 『아무리 인기가 중요해도 이럴 수 있느냐』고 목청을 높였다. 그는 이대표의 권력분산론에 대해서도 『이는 권력을 잡기 위해 자리를 나눠먹자는 부끄러운 얘기』라고 공박했다.
김의원에 앞서 연설을 하는 바람에 반론 기회를 갖지 못한 이대표는 대회후 당직자들과의 오찬에서 자신의 「진의」를 설명했다. 이대표는 『김의원이 무언가 오해하고 있는 것같다』고 운을 뗀뒤 『대선자금에 대한 국민의혹은 풀어야 하지만 자료가 없는만큼 더 이상 여기에 발목이 잡혀서는 안된다는 게 나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대표는 『하지만 자료가 나온다면 법테두리에서 처리돼야 하며, 이를 정치적으로 해결하려 해서는 안된다는 것도 변함없는 지론』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하오 수원 경기도 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신한국당 경기도지부대회에는 이홍구 박찬종 이한동 고문과 이인제 경기지사 등 대선주자 4명이 참석, 축사를 통해 대의원 및 당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등 사실상 경선유세대결을 벌였다. 이들은 이에 앞서 천안에서 열린 충남도지부대회에도 나란히 모습을 나타냈다.
경기도지부대회에서 맨먼저 연단에 오른 이홍구 고문은 『나는 60년대초반 행정구역개편에 따라 갑자기 경기도민에서 서울시민이 됐다』며 『이번 대선에서는 더 이상 지역감정의 대결을 벌여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힘을 모으고 흩어지지 않는다면 반드시 정권재창출을 할 수 있다』며 당내결속을 강조했다.
이한동 고문은 『우리 당은 정통보수여당으로 총재, 대표, 지구당위원장 개인의 정당이 아니라 당원 모두의 정당』이라며 『여러분들이 확고한 주인의식을 바탕으로 경선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주인론」을 폈다. 그는 이어 『국가경영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경륜과 지혜를 갖춘 지도자, 위기관리능력을 갖춘 지도자가 나와야 한다』며 자신의 「정치경륜」을 내세웠다.
박찬종 고문은 『이번 경선은 공정하고 민주적인 자유경선이 돼야 한다』며 「공정경선」을 촉구했다. 그는 『아무나 후보로 내세워 본선에서 이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대의원들이 자유의사에 따라 투표하는 대의원혁명이 일어날 때 신한국당은 용틀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인제 경기지사는 『지역패권주의와 권위주의에 기초한 3김정치를 청산하지 못한다면 21세기는 희망이 없다』며 『여러분들이 명예혁명의 도화선에 불을 붙여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또 『요즘 내가 누구를 닮았다는 얘기가 있다』며 자신과 박정희 전 대통령을 비교한 뒤 『젊고 강력하고 미래지향적 지도자가 나와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경기도지부 대회에 참석할 예정이었던 이수성 고문은 행사참석을 취소하고 인천지역을 순회하며 득표활동을 벌였다.<춘천=유성식·수원=김광덕 기자>춘천=유성식·수원=김광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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