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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살자’ 폴 포트 탈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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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살자’ 폴 포트 탈출설

입력
1997.06.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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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 연정,크메르 루즈포섭 열올려 밀약 신빙성캄보디아의 크메르 루즈 반군 지도자이자 「킬링필드의 도살자」로 불리는 폴 포트(69)를 둘러싼 루머가 꼬리를 물고 있다. 노로돔 라나리드 캄보디아 제1총리는 13일 폴 포트가 최근 자신의 거점인 태국 국경의 북부 안롱 벵 지역을 탈출했다고 밝혔다. 측근인 손 산 전 국방장관을 처형한 뒤 키우 삼판 등 고위 지도자들을 인질로 삼아 들 것에 실린 채 도망했다는 것이다.

이같은 발표는 지난해 폴 포트의 사망설과 중병설, 12일 태국 방콕 포스트지의 망명 보도에 이어 나온 것이다. 라나리드는 『폴 포트가 당초 자신의 망명을 조건으로 온건파인 삼판에게 전권을 이양하기로 정부측과 타협했으나 막판에 마음을 바꿨다』며 상황변화의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루머의 진원지가 라나리드측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발표도 액면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 한 고위 군사령관도 이번 탈출설이 라나리드의 책략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따라서 탈출설의 진위보다는 루머가 생산·유포되는 배경과 이를 둘러싼 정국불안 가능성이 관심의 초점으로 등장하고 있다. 캄보디아는 현재 연정의 양대 정파인 라나리드 제1총리의 「민족연합전선(FUNCINPEC)」과 훈센 제2총리의 「캄보디아 인민당(CCP)」간 주도권 다툼으로 긴장이 고조된 상황이다. 잇단 루머에 대한 가장 유력한 설명은 수세에 몰려 있는 라나리드측이 크메르 루즈와 연합하기 위해 사전공작을 벌이고 있다는 것. 불법화한 크메르 루즈를 제도권으로 끌어들여 연합하기 위해 반군주류가 폴 포트 등 강경파와 결별한 것처럼 정보를 조작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라나리드는 이에 대해 『평화와 국가를 위한 것』라며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고 있다. 그러나 훈센측은 불법세력과의 밀실협상을 강력히 비난하고 있어 자칫 정국에 소용돌이를 몰고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배연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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