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가장 프락치가 폭행치사”/위기상황탈출 투쟁지침 하달/학생 31명 명동성당 단식농성… 성당측선 “불허”한총련은 최근 PC통신망을 통해 이석(23)씨 상해치사 사건을 「정치 모략극」으로 몰아가는 등 사태의 본질을 호도하며 위기국면의 탈출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총련의 이같은 시도는 사건 직후 표명한 「사과」조차 당장 여론의 화살을 피하기 위한 위장술책이었을 뿐 실제로는 이씨의 사망에 대해 전혀 반성이나 참회의사를 갖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국민들의 분노를 더하고 있다.
경찰청이 12일 공개한 PC통신망 나우누리의 한총련 전용 정보통신방(CUG) 「민족의 운명을 개척하는 사람들」을 통해 각 대학 산하단체에 내린 「당면 투쟁계획」에 따르면 한총련은 현 정세를 「한총련 씨말리기 상황」으로 분석하고 이석씨 사건도 『그 본질이 정권의 정치모략극』이라고 주장했다.
한총련은 간부인 이모(24·부산 동명전문대)씨의 사용자번호(ID)로 게재된 투쟁계획에서 『현 정권은 자신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출범식마저 부당하게 막고 교내에 수많은 프락치를 투입, 학생들에게 잡혀서 맞고 오면 얼마씩 준다는 식으로 불상사를 유도했다』며 이 사건 자체가 정권의 치밀한 공작에 의해 저질러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총련은 심지어 『(당국이) 이씨에게 잡힐 경우 자해행위를 하도록 사주하고 또 한편으로는 학생들을 가장한 프락치를 투입, 이들이 잡힌 이씨를 (일부러) 피하출혈이 될 정도로 폭행해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하고 말았다』는 식으로 어처구니 없는 「음모설」을 주장했다.
한총련은 이같은 난국을 극복하기 위해 ▲이달말까지 대선자금에 대한 고소고발 투쟁과 대통령 탄핵운동을 벌이고 ▲여름 농활과 기말시험시기를 조직력 강화의 계기로 활용할 것을 지시했다.
한편 「한총련 구국단식단」(대표 부민혁·21·부산대 산업공4)을 자처한 대학생 31명은 이날 하오 1시부터 명동성당입구 계단 난간에 쇠사슬로 몸을 묶은 채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명동성당 사목협의회 박광순(58) 총회장은 이날 하오 8시께 농성중인 학생들에게 『교회는 지금까지 어려운 분들을 도와 왔지만 한총련은 교회정신에 맞지 않기 때문에 수용할 수 없다』며 소속 학교로 돌아가라고 통보했다.
박총회장은 『사목협의회에서 이같이 입장을 정리했다』고 밝히고 『돌아가지 않으면 교회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성당의 요구를 거부했다.<정덕상 기자>정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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