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부총리 등 4인 심야회동 개정방향 원칙적 합의/한은 감독권보유문제 등은 이견 못좁혀강경식 부총리 겸 재정경제원장관과 한국은행 이경식 총재는 12일 심야회동을 갖고 중앙은행제도 및 금융감독체계 개편 등 금융개혁 핵심 쟁점사항들의 개정윤곽에 대해 원칙적으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경원과 한은은 이르면 16일 한은독립 및 감독체계 개편에 대한 세부내용을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핵심쟁점에 대한 재경원과 한은의 대립으로 제동이 걸렸던 금융감독체계 개편작업은 보다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강부총리와 이총재는 이날 밤 시내 모처에서 김인호 청와대경제수석비서관과 박성용 금융개혁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4자회담을 갖고 중앙은행 및 감독체계개편의 큰 방향에 합의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이 총재는 이와 관련 『대통령 보고를 거쳐 늦어도 다음주초인 16일에 결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대부분의 쟁점사항에 대해 상당부분 합의가 도출됐음 강력하게 암시했다. 이총재는 특히 『4명이 만나 충분한 이야기를 나누었기 때문에 다시 만날 필요는 없다』고 말해 앞으로의 조율작업이 실무선에서 진행될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이총재는 『통화신용정책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선 은행건전성 지도 감독을 위한 최소한의 은행감독권은 한은에 보장돼야 한다』는 기존 방침을 고수한 반면 강부총리는 『감독권을 한은에서 분리해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수정할 수 없다』고 반박, 최대쟁점사항인 한은의 감독권보유 문제에 대해선 최종적 합의도출에는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부총리도 이와 관련 『재경원과 한은측이 이견을 보여온 한은의 감독권 분리문제에 대한 합의여부는 밝힐 수 없다』고 말해 이견절충에 상당한 난항이 있었음을 암시했다.
결국 재경원과 한은은 「임시국회내 입법화」에 대한 김영삼 대통령의 지시를 이행하는 차원에서 ▲조속한 시일안에 최종안을 마련하되 ▲한은의 감독권보유 문제에 대한 이견은 대통령의 결심에 맡기는 쪽으로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재경원과 한은 안팎에선 한은의 감독권 보유문제에 대해 ▲금융감독위원회를 재경원에서 완전분리시켜 총리실 산하에 두되 한은의 금융감독권은 배제하거나 ▲반대로 한은의 감독권은 보장하되 금감위를 재경원 산하기구로 두는 2가지 절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재경원은 아직도 『한은에 통화신용정책의 자율성은 완전보장하되 금융감독권은 줄 수 없으며 경우에 따라 감독 및 조사요구권은 부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은은 『통화신용정책 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금융감독권은 절대로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따라서 4인회동에서 금융감독체계 개편의 커다란 윤곽이 합의됐음에도 불구, 최종적 이견조율엔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김경철·이성철·김준형 기자>김경철·이성철·김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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