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신동’ 명성 30대 기수영국 정가에 「신세대 돌풍」이 거세다. 첫 전후세대 총리인 토니 블레어(44)에 이어 총선 참패로 위기에 처한 보수당에서도 30대 당수의 출현이 예고되고 있다. 돌풍의 주역은 보수당의 「멋진 새출발」을 기치로 내건 윌리엄 헤이그(36) 전 웨일스 장관.
그는 10일 치러진 1차 투표에서 41표를 획득, 케네스 클라크(56) 전 재무장관에 8표차로 뒤져 2위에 그쳤다. 그러나 클라크도 과반수에 못미쳐 17일 2차 투표를 치러야 한다. 이 상황에서 4, 5위의 피터 릴리 전 사회보장장관, 마이클 하워드 전 내무장관이 돌연 2차 경선 출마를 포기하고 헤이그 지지를 선언하고 나선 것. 이들은 『현재로선 헤이그가 당을 재통합하고 재건·쇄신할 최적의 인물』이라고 평했다.
그의 정치경력은 나이에 비해 만만찮다. 16세때 보수당 대회에서 노동조합에 반대하는 연설로 마거릿 대처 전 총리를 비롯한 4,000여 당원들의 기립박수를 받아 「정치 신동」으로 불렸다. 옥스퍼드대 수석졸업후 27세때 요크셔 리치먼드에서 하원의원에 당선됐고 94년 사회보장장관에 올라 50년만의 최연소 입각 기록을 세웠다. 그의 또다른 장점은 모나지 않은 성품. 한마디로 적이 많지 않다. 경선에 앞서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클라크 전 장관에 비해 지지율은 뒤졌지만, 가장 싫은 후보로 20%가 클라크를 꼽은 반면 그는 6%에 불과해 전반적인 평가에서 앞섰다.
그러나 종종 미숙함을 드러내 한편에서는 「애송이」라는 혹평을 듣는다. 「중도」라는 어정쩡한 정치색깔에도 비판이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우파진영에 속한 릴리와 하워드의 지지표가 그에게 몰릴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는 형편이다. 그는 『(당수가 되면) 당의 기본 원칙을 제외한 모든 것을 바꾸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가 난파선 「보수호」의 선장에 오를 경우 18년만의 정권교체를 이뤄낸 「블레어혁명」에 못지않은 변혁을 몰고 올 것이다.<이희정 기자>이희정>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