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단일화 2야 현격괴리 있다”/“내각제 위해선 여당과도 손잡아”/박정희기념관 건립약속 YS가 안지켜/청와대의 사정기능은 바람직하지 않아/안기부 수사권은 삭제되는 것이 바람직/황장엽씨는 나치독일 헤스와 비슷한 처지◇사회
송도균 SBS 이사 겸 보도본부장
◇패널리스트
안병찬 경원대 신방과 교수·전 언론인
유자효 SBS해설위원
박주현 변호사·경실련 상집위원
공병호 자유기업센터 소장
◆모두발언 요지
국민들은 지금 매우 어려운 현실 속에서 대통령과 정치권력은 어떤 것이어야 하고 또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다시 한번 생각했을 것이다. 그동안 실정과 비리를 거듭해왔던 현정권이 결국 허망한 종말을 향해 치닫고 있는 가운데 12월 대선을 맞게 된다.
차기 대통령은 격변하는 21세기를 열어야 하고, 경제를 회복해야 하고, 국가 안보를 다져야 하고, 국민의 화합과 사회통합을 실현해야 한다. 또 조국의 통일을 이룩해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갖춰야 할 여러 덕목과 소양과 능력이 강조되고 있다. 이제 정치의 축을 바로 잡을 때가 됐다. 때로는 국민의 한발짝 앞에서 이끌어 주고, 때로는 국민과 어깨동무해서 보조를 맞춰 함께 전진하고, 또 때로는 반발짝 뒤에서 국민을 밀어주는 참된 정치의 본질이 약동하고 발휘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올바른 정치제도의 확립과, 올바른 담당세력의 집권과, 올바른 지도자의 선택과, 올바른 지도력의 발휘가 가장 절실한 전제이다. 이러한 국가적 필요를 진지하게 생각하면서 여기에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다면 마지막 봉사로 생각하고, 있는 정성을 쏟아야 하겠다는 심정으로 나서게 됐다.
―박철언 부총재가 자유경선을 주장하는 등 당내 경선과정에 불공정 시비가 일고 있다. 대통령추대위 구성에도 반대의견이 있다.
『추대위 만들려는 뜻도 있고, 반대하는 뜻도 있다. 정당에는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
―요즘 김영삼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단독출마 불사도 이야기하고 있다.
『직선적으로 퇴진 요구한 적 없다. 국가 파탄 원치 않는다』
―김대통령 퇴진요구 등을 전당대회용이나 대 김대중 총재용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런 심정을 갖고 있지 않다. 있는 그대로 표현했을 뿐이다』
―신한국당 이수성 고문과 골프회동하면서 술을 많이 마셨다고 들었다. 어느정도 깊숙한 이야기를 나눴나.
『과장돼서 전달된 것 같다. 깊숙한 이야기 없었다. 술 마셨다는 것도 과장됐다. 단주한 이래 술 거의 않는다』
―어떤 정치소설을 보면 이수성 고문이 경선에서 이겨 여당후보로 나선다고 돼 있다. 이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만난 것 아닌가.
『그런 자리 아니었다』
―92년 대선자금에 관해 알고 있는 것을 밝힐 때가 되지 않았나.
『지난 대선 때 돈 많이 썼다. 듣고 본 것 많이 있다. 그러나 김대통령 스스로 밝혀야 한다. 옆에서 말해봐야 확인할 수 없다고 하면 그만 아닌가』
―결정적 시기에 알고 있는 것을 사용하기 위해서인가. 신한국당과의 연대에 미련이 있어서 그런다는 추측도 있다.
『그런 저차원의 저의 있는 것 아니다』
―구 민자당사무처에서 해고돼 자민련으로 옮겨간 사람들이 대선자금 자료를 보관하고 있다는데.
『쫓겨난 사람들 아니다.(웃음) 나와서 합류했다. 어느 정도 자료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야권 후보단일화에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우리는 정권교체가 목적이다. 그렇지만 국민회의는 대통령되는 게 목적이다. 우리와 현격한 괴리가 있다. 우리당은 15대국회 임기이내에 내각제 개헌을 하자는 것인데 비해 국민회의는 16대에 내각제를 시도하겠다는 자세다』
―제3후보를 추대할 용의는 없나.
『그럴 가능성 배제하지 않는다. 그런 후보자 있거든 추천해 달라.(웃음)』
―박태준 전 민자당최고위원도 그런 후보에 포함될 수 있나.
『여기에서 그런 이야기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 일심협력해서 밀 수 있는 사람 있다면 고려할 수 있다』
―최근 신라호텔에서 자민련 핵심의원들과 만나 『내가 어떻게 김대중 총재와 손잡을 수 있나』라고 말했다는데.
『그런 이야기 한 적 없다』
―김대중 총재쪽으로 야권단일화가 합의될 경우 대구·경북지역 의원들이 김대중 총재를 지원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그때 가봐야 알겠지만 그런 분위기가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독자출마 할 경우 당선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정치권 한모퉁이를 차지하기 위해 내각제를 주장하는 것은 아닌가.
『당세가 약하기 때문에 내각제 주장한다는 것은 대단히 거리가 있는 해석이다. 한 사람에게 절대권력을 맡기는 제도는 한계에 왔다. 내각제 실현되면 만족하고 정치권 떠날 수 있다. 걸어온 길에 매듭을 짓겠다는 게 내 소신이다』
―신한국당의 권력분산 논의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바로 그 사람들이 대통령중심제의 결함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자민련 의원들의 국회활동에 대한 평가가 굉장히 낮다. 청렴도에서도 의심받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그건 질문자(박주현 변호사)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다. 우리당에는 경륜과 경험 가진 의원들이 많다. 질문자가 내각제에 앞장 서 달라.(웃음)』
―과거 민자당 사무처직원들이 자료를 갖고 있다는데, 대선자금 규모가 어느 정도인가.
『살살 유도하는데…(웃음) 전모를 알 수는 없다. 범주가 한정돼 있다』
―김대통령은 『자료가 없어서 못 밝히겠다』고 말했는데.
『돈 쓰고 사조직을 움직인 사람들이 아직도 바로 옆에 있다. 어불성설이다』
―박철언 부총재, 박준규 최고고문 등 대구·경북세를 대표하는 의원들을 두고 자민련내의 「트로이의 목마」라고 부른다고 들었다.
『박부총재 여기 와 있는데 한번 물어보라.(웃음) 밖에 잘못 알려진 것이다. 박고문은 활동하기에 신체상의 어려움이 있다』
―이들이 후보단일화 압력을 넣고 있다는데, 사실인가.
『박씨는 늘 무서워하는데(웃음), 그렇지 않다』
―자민련내에는 실정법에 따라 처벌된 의원들이 상당수 있다. 깨끗한 정치를 표방하는 이번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나.
『지난날에 불행한 일 있었다해도 앞으로 조국에 기여할 사람들이라면 기회를 주어야 한다』
―전국구 공천과정에서 거액의 헌금을 받았다는 게 정가의 정설처럼 돼 있다.
『정설이란 이야기는 귀에 거슬린다. 전국구 의원들 여기 와 있는데 본인들에게 확인해 보라. 그런 일 없었다』
―윤재기 전 의원이 『전국구가 돈에 팔리는 현실에 환멸을 느낀다』며 자민련을 떠났다는데.
『본인은 공주에서 나오길 원했지만 그 자리엔 정석모 의원이 내정돼 있었다. 그 바람에 불쾌한 감정을 가지고 이야기 한 모양이다』
―92년 대선때 김대통령을 지지하며 어떤 약속을 받았고, 얼마나 지켜졌나.
『크게 2가지였다. 하나는 가까운 장래에 내각제로 바꾸기로 하고 사인한 각서를 교환했다. 국무총리를 당에서 뽑아 임명하고 조각도 맡기라고 요구했다. 김대통령은 「나도 같은 생각이다. 꼭 그렇게 하겠다」 약속했다. 다른 하나는 박정희 전 대통령기념관을 만드는데 선두에 서 달라고 요청했다. 김대통령은 「여부 있나.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래서 엄동설한에 전국 다니면서 김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나 1년 지나고 나니까 「박정희는 역사를 후퇴시켰다」고 말했다』
―박정희 대통령의 공도 있지만 과오도 있다. 박대통령을 언급할 때 부정부패, 근대화를 이룩한 수많은 근로자들의 땀도 동시에 언급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옳은 말이다. 71년 대선에서 지역감정의 골도 깊어졌다』
―정경유착, 인권탄압 등의 부작용이 경제성장을 위해 불가피했다고 밝히면서 「수단도 합법적이어야 한다」며 현정부를 비판하는 것은 모순이 아닌가.
『혁명은 오로지 혁명목적 달성을 위한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어서 목적달성뿐만 아니라 수단도 중요하다. 지금은 현재의 논리로 보아야 한다』
―당운영에 많은 자금이 소요되는데 어떻게 조달하는가.
『당직자와 국회의원들이 정기적으로 낸다. 국고보조금과 성금도 있다』
―개혁입법에 보다 적극 나설 용의는 없는가.
『야당은 국회를 열어 개혁입법을 하자는 입장이고 여당은 그렇지 않다. 기탁금만해도 수백억원이 들어오는 신한국당이 야당의 주장에 응하겠는가』
―「부패는 완전히 일소하지 못하고 그 정도가 문제」라고 말했는데.
『부패를 완전히 일소한 국가도 그런 시기도 없었다. 그래서 건전한 국민이 용서해 줄 수 있는 부패의 정도가 있고 그 이상은 국민이 용서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집권후 사정수석이 청와대 검찰 등 사정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건의한다면.
『청와대가 사정기능을 갖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문제가 있으면 검찰, 경찰에게 맡기면 된다』
―92년 민자당경선에서 김영삼 후보로부터 자금지원을 받았다는 설이 있는데.
『김후보가 나에게 왜 돈을 주겠는가. 대선때 김후보 지원을 위해 유세하더라도 사무총장 등을 통해 유세자금을 겨우 얻어썼다』
―개발독재시대를 거친 한국 싱가포르 대만중 왜 한국에서만 부정부패가 있었는가.
『박대통령은 근대화를 이룩하고 미국에 짐이 되지않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혁명가답게 혁명을 했고, 혁명과업을 수행했고, 혁명가답게 죽었다. 자유민주주의체제의 토양은 시장경제이다. 시장경제를 키워야 한다는 생각에서 20년 가까이 경제개발에 힘썼다』
―북한 식량지원시 우리는 지속적으로 4자회담개최, 확인절차준수 등을 전제로 달아야 한다고 보는가.
『인정으로 본다면 그냥 보내 어린이들의 기아를 서둘러 막아야 하지만 그럴 경우 효과가 반감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조금 더 참고 지원후 확인원칙을 지켜나가야 한다』
―그러나 계속 북한이 확인절차준수 등을 거부한다면.
『예상못한 큰 기아가 발생한다면 식량을 보내주어야 한다』
―한보사태가 왜 발생됐다고 보는가.
『과욕을 부린 그룹 소유주, 터무니없이 지원한 정부, 양쪽의 탓이다』
―김총재는 여러번 건강에 문제가 있었는데 대통령직을 수행할 만큼 건강한 상태인가.
『4·11총선에서 무리해 지난해 8월 며칠 누워있었다. 50대가 되면 생긴다고 하는 오십견이었다. 나이 70에 오십견이 온다면 건강하다는 증거가 아니냐』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퇴임즈음에는 76세에 이르는데.
『적지않은 나이지만 뒷전에 앉을 나이도 아니다』
―야권의 후보단일화가 실패하면 단독출마할 것인가.
『할 것이다』
―황장엽씨 망명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황씨는 2차대전당시 독일의 헤스와 비슷한 처지인 것 같다. 나치즘의 논리를 완성한 헤스는 영국으로 망명했으나 영국 처칠수상에 의해 옥에 갇히고, 전범재판에 회부됐다. 유일사상을 체계화한 황씨에 대해서도 의문이 많다』
―여당 대선후보 경선이 치열해 탈당사태가 일어난다면 탈당자와 손잡을 의향이 있는가.
『같이 일할 수 있다. 그러나 탈당할 용기가 있는 사람이 있을지 의문이다』
―그 사람에게 후보를 양보할 용의는 갖고 있는가.
『당선가능성이 있는 사람이 탈당하겠느냐』
―내각제를 위해서는 여당과도 손을 잡을 수 있는가.
『쌍수를 들고 손 잡을 것이다』
―대선에서 당선가능성이 희박하다면 용퇴할 생각은 있는가.
『그런 생각 없다』
―김총재는 과거 국민적인 선택의 문제인 정치체제문제를 밀실에서 추진해 왔는데.
『3당통합당시 각서는 3당의 사무총장들이 공공연하게 마련한 것이다』
―총리 재직시 건강에 이상이 있었다는 설이 있는데.
『월남파병군을 마중나갔다가 추위에 혼났다. 그러나 하루도 총리직을 소홀히 한 적 없다』
―중앙정보부를 창설했는데 안기부의 수사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혁명정부의 어려움을 뒷받침하기 위해 중정에 수사권을 부여했다. 그러나 민간정부로 이양되면 수사권을 검찰에 되돌려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안기부 수사권을 검·경에 되돌려주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할 의향은 없는가.
『수사권이 삭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부인 박영옥 여사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아내자랑하면 팔불출이지만 나에게는 더 없는 반려자이다』<정리=홍희곤·이영섭 기자>정리=홍희곤·이영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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