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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 다압마을(김순경의 지금 가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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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 다압마을(김순경의 지금 가면 좋다)

입력
1997.06.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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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섬진강 물빛같은 청매실 알알이 익는 곳/전국 최대의 산지 명성/열매는 과실주로,꽃은 다·화전으로…/이달 중순이 수확 적기6월은 매실의 계절이다. 매실은 음력 2월에 꽃을 피워 5월 하순으로 접어드는 하지를 전후해 수확한다. 양력으로 6월 중순이면 매실을 따내기에 가장 알맞은 시기가 되는 셈이다. 매실은 이처럼 유별난 성격을 갖고 있으면서도 오히려 그 성격탓에 소중하게 취급된다. 그 꽃인 매화는 추위에 하얀 꽃잎을 바르르 떨며 그 은은한 향기로 뭇사람의 마음을 녹여주는 품이 하도 고결해 사군자 중에서도 첫 손꼽힌다.

열매 역시 일찌감치 열려 벌레들이 극성을 부리기 전 수확해 해충이나 농약 등의 오염이 전혀 없다. 뿐만 아니라 매화는 꽃차로, 화전으로 이용되면서 화폭에 담아 두고두고 감상했고, 매실은 술을 담그면 과실주 중에 제일 가고, 그 성분이 뛰어나 예로부터 요긴한 상비약으로 절이나 가정에서 귀하게 썼다.

섬진강 푸른 물줄기와 쌍계사 계곡이 건너다보이는 전남 광양땅 다압 마을은 전국에서 매실이 가장 많이 나는 곳으로 요즘 매실 수확이 한창이다. 본래 하지쯤에나 따야 할 매실이 금년에는 꽃이 한주일쯤 일찍 피는 바람에 수확도 앞당겨졌다. 다압마을의 한 해 매실수확량은 줄잡아 4,000∼5,000㎏에 이른다. 가장 많은 매실수를 갖고 있는 「청매실농원」 한 곳에서만 금년 수확량을 2,000㎏으로 잡고 있다. 청매실농원 매실 수확현장을 보면 마을사람의 일손이 턱없이 모자라 멀리 광주와 순천, 진주와 마산의 학생자원봉사자까지 찾아와 이른 새벽부터 밤까지 따내지만 아직 절반인 1,000㎏에 불과하다.

다소 멀지만 토요일 오후에 떠나면 남원이나 지리산 온천, 아니면 청매실농원에도 손님을 위한 방이 여럿 있어, 섬진강이 내려다보이는 농원에서 자며 매실을 직접 따고 귀로에 오르면 서울에서도 1박 2일로 크게 무리가 없다.

광한루나 지리산 자락의 절들을 한두 곳 둘러볼 수 있고, 지리산 온천장도 크게 붐비지 않아 좋다. 섬진강 강변에는 은어가 올라와 씨알이 영글어가고 있고, 남원 시내에 이름난 지산장(0671―625―2294)의 한정식도 이런 기회에 찾아가 볼 만하다. 1년에 한번 직접 쓸 청매도 구해오고, 갈무리되는 것을 확인하며 미리 맞춰놓고 오면 가장 알맞게 익었을 때 소포로 보내온다.

◎매실이란/미네랄·칼슘 풍부/체질개선의 묘약

매실은 본래 중국이 원산지로 1500년께 신라에 전래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 것에 비해 신 맛이 강해 산매로 불려지고, 이 산속에 약이 되는 성분이 들어있어 산이 가장 강한 청매일 때 딴다.

구연산과 유기산 이외에도 다량의 미네랄과 칼슘을 함유하고 있어 생과일로는 먹지 못하지만 식품으로 가공하면 골다공증 예방과 피부미용, 체질개선의 묘약이 된다. 문헌에 나오듯 「매실은 시지만 독이 없다. 간과 담을 다스리고 폐와 장을 수렴한다. 오공을 통하게 하고 혈액을 정상화한다. 열을 내리게 하고 마음을 편하게 한다」 등 그 효능이 너무도 많다. 청매실농원(0667―772―4066)에서는 매실즙을 다려 엑기스로 만들어 여름철 쥬스는 물론 다양한 방법으로 먹을 수 있게 했고, 매실장아찌, 매실김치, 매실초 등 4∼5가지의 먹거리를 만들어 고객의 주문을 받는다.

◎가는 길/호남·남해고속도 등 편리한 교통/서울서 5시간 걸려

멀지만 가는 길은 단순하다.

절이나 계곡, 유적지 등 볼거리를 구경하러 가는 것만이 여행은 아니다. 오히려 우리 일상에 관련된 현장을 둘러보며 하나하나 삶의 지혜를 터득해나가는 것도 여행의 큰 즐거움 가운데 하나다. 남해고속도로가 이어지는 부산과 광주권, 마산 진주 등에서는 하룻길로 오갈 수 있다.

서울에서도 호남고속도로로 전주 IC를 기점으로 전주―남원―구례―다압면으로 이어주면 약 5시간 거리, 하루쯤 묵어온다고 해도 크게 무리가 없다. 남원과 지리산 온천장마을의 깔끔한 장급여관들은 예약없이 가도 방을 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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