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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당호에 흘러드는 새까만 물(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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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당호에 흘러드는 새까만 물(사설)

입력
1997.06.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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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초 한 신문과 TV는 수도권 시민의 최대 상수원인 팔당호의 오염현장을 생생히 보도했다. 푸른 팔당호 한옆 경안천으로부터 흘러드는 새까만 물줄기는 「우리가 저 물을 마시다니…」하는 충격 바로 그것이었다.아니나 다를까. 11일 환경부가 공개한 최근의 팔당호 수질은 90년의 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 1.0PPM보다 2배에 가까운 1.9PPM이었다. 이번 조사내용은 전국의 강과 하천수질이 충주와 무안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악화일로에 있음을 밝히고 있다.

우리의 수질문제는 비단 어제 오늘의 현안이 아니다. 하지만 90년 이후에만 12조원이 수질개선 사업비로 투입됐는데도 개선은 커녕 더욱 나빠지고 있다는데 정책적 오류가 있었음을 느끼게 한다. 이번 팔당호 경우에도 해당지자체의 미온적인 단속, 주민이익이란 주장에 편승한 건축허가 남발, 환경오염 따위는 개의치 않는 주민의 몰지각 등이 한데 어우러진 결과로 지적되고 있다. 팔당호 주변만 해도 연면적 200㎡미만일 경우 분뇨정화조와 간이 오폐수정화시설만 있으면 된다는 규정 때문에 474개소의 각종 음식점들이 형식상의 시설만 해놓고 오폐수를 그대로 호수에 버린 것이 주요원인으로 드러나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물관리일원화를 위해 건교부 등 5개부처에 흩어진 관련 업무를 환경부에 통합하는 법안이 제출되어 있는데 언제 처리될지 알 수가 없다.

올해들어서만 수질개선 기획단발족(2월), 환경개선종합계획 확정(4월), 상수원수질개선 특별조치법 제정(5월) 등 계획만 요란한 채 개선의 흔적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정부와 지자체는 이 악화만 되어 가는 팔당호 수질에 대해 무언가 말을 해야 한다. 어떤 수질개선 노력을 하고 있으며 그것이 제대로 수행되고 있지 않은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를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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