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로 발작없앤후 인지치료 등 뒤따라야최근 공황장애 환자가 늘고 있다. 공황장애란 어떤 충격적인 외부자극이나 심리적 갈등이 없는 상황에서 숨이 멎거나 심장마비 또는 뇌졸중으로 쓰러질 것같은 긴박감이 동반되는 발작을 의미한다.
이같은 공황장애를 경험한 사람은 그 위협이 너무 심각해 즉시 병원응급실 또는 안전한 곳으로 가야한다는 강박적인 충동에 사로 잡힌다. 기준으로 삼는 13개 증상 중 4개이상이 발작중에 나타나면 공황장애로 진단한다.
공황발작은 너무도 위급하고 특수한 것이어서 과거의 경험도 되살리면 진단에 도움이 된다. 한 번만 발작할 수도 있고, 1주일이 멀다하고 자주 일어나기도 한다.
증상의 정도와 빈도에 따라 병의 경과에는 큰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한 달에 네 번이상 경험한 경우에는 발작에 따른 불안감이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또 발작이 다시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작은 신체변화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며, 항시 안전한 상태에 있어야 한다는 불안 탓에 성격도 의존적으로 변한다.
발작시에는 숨이 답답하면서 호흡이 어렵고, 정신이 흐려지며, 가슴이 뛰어 심장이 멈출 것같다. 식은땀이 나고 손발이 뒤틀리는 등 독특한 신체증상도 일어난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위기감과 파국성을 내포하고 있어 그냥 참고 견딜 수 있는 여유를 주지 않는다. 아무리 간이 큰 사람도 심한 불안과 공포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혼자 있는 것이 두렵기 때문에 위급시 누군가 즉시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어야만 안심이 된다.
공황장애는 일반인들의 예상보다 훨씬 유병률이 높다. 각국의 통계를 종합하면 평생유병률은 인구의 1.5%정도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약 70만명을 공황장애 환자로 볼 수 있다. 안타까운 것은 전문의들이 체계적으로 치료하면 완치가 가능한 병인데도 대부분의 의사들이 공황장애의 개념을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심지어 정신과전문의 중에도 병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많은 환자들이 내과 이비인후과 신경과 등에서 헛수고하고 있다.
공황장애 치료는 우선 약물로 공황발작을 없앤 후 이 질병이 가져오는 신체의 예민성, 왜곡된 위험의식 탓에 늘 조심하는 회피행동 등을 교정하는 포괄적인 전략으로 이뤄져야 한다. 현재 공황발작을 없애는 약물은 여러가지가 나와 있다. 그러나 약만 계속 사용한다고 완치되는 것은 아니다. 공황장애가 초래하는 2차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신체감응훈련, 인지치료, 행동치료 등을 시행하고, 이 병의 본성을 파악하는 교육이 병행돼야 한다. 최근 일부 병원이 이같은 치료들을 망라한 종합 프로그램(12주)을 도입했다.
▷공황발작 증상◁
① 호흡이 가빠지고 숨쉬기가 힘들다.
② 맥박이 빨라지거나 심장이 마구 뛴다.
③ 어지럽거나 휘청거리고, 졸도할 것같다.
④ 진땀이나 식은땀이 난다.
⑤ 가슴부위에 통증이나 불쾌감이 있다.
⑥ 토할 것같고 속이 울렁거린다.
⑦ 딴 세상에 온 듯하고 자신이 달라진 듯한 비현실감이 느껴진다.
⑧ 손발, 혹은 몸이 떨린다.
⑨ 손발이 저릿저릿하거나 마비되는 것같다.
⑩ 목이 조이는 것같고, 질식할 것같은 느낌이 든다.
⑪ 화끈거리는 느낌이나 오한이 온다.
⑫ 죽을 것같은 공포가 다가온다.
⑬ 미칠 것같고 자제력을 잃을 것같은 공포가 엄습한다.<이호영 아주대 의대학장·객원편집위원>이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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