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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운동·체중감량 소식 ‘필수’/알코올성 지방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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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운동·체중감량 소식 ‘필수’/알코올성 지방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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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06.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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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주가 자처 주당들 과반수 정도가 해당/증상없다고 방치땐 간염·간경변 발전 위험정상 간에는 전체 중량의 5%에 해당하는 지방이 함유돼 있다. 이 보다 많은 지방이 침착된 상태를 지방간이라고 한다. 지방간은 간에만 국한된 질환이라기 보다 대개 지방대사의 이상을 초래하는 전신질환, 즉 성인병에 수반돼 나타나는 게 보통이다. 최근 우리의 식생활이 윤택해지고 서구화하면서 지방간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지방간의 원인은 다양하나 가장 흔한 것은 음주와 비만이다. 혈액내의 지방질 함량이 많은 고지혈증이나 당뇨병, 부신피질호르몬 또는 여성호르몬 등의 약제도 원인이 될 수 있다. 과음을 계속하면 지방간이 생기고, 나아가 알코올성 간염·간경변증으로 발전한다. 지방간은 알코올성 간질환중 가장 흔한 유형이다.

매일 20∼40g정도의 알코올(소주 1홉 또는 맥주 1,000㏄미만)을 며칠만 마셔도 지방간이 생길 수 있다. 알코올은 간에서 주관하는 지방질의 대사를 방해하므로 간에 기름이 끼고 붓게 된다.

한 통계에 따르면 이른바 애주가라고 자처하는 주당들의 과반수 정도가 지방간이다. 간밤에 양주 한 병을 비우고도 끄떡없다고 자랑하는 사람들은 말 못하는 간이 속으로 골병들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대개 증상이 없다. 있더라도 가슴 밑에 무엇인가 매달려 있는 것같은 불쾌감 정도이다. 신체검사나 다른 질환으로 병원에서 검진받다가 발견되는 수가 많다. 신체검사 때 초음파검사를 하면 지방간은 쉽게 발견된다.

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를 진찰해보면 대부분 간이 부어 있다. 간기능검사는 정상으로 나오는 수가 많지만 염증수치(GOT·GPT)가 약간 상승하기도 한다. 간혹 GOT·GPT가 수년씩 올라가는 환자도 있다. 이 경우에는 간조직 검사를 통해 만성간염과 구별해야 한다.

지방간의 치료는 원인을 교정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금주가 필수적이다. 술을 끊으면 정상간으로 회복된다. 간세포내에 침착된 지방이 정상으로 회복되는 데는 3∼6주가 걸린다. 술을 계속 마시는 한 아무리 좋은 약을 써도 지방간은 쉽게 낫지 않는다.

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비만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간염환자는 안정을 취하고 잘 먹어야 하지만, 지방간인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운동을 많이 하고 음식을 덜 먹어 체중을 줄여야 한다. 뱃가죽에 들어찬 비계가 빠져야 간의 지방도 줄어든다. 매일 몇시간씩 땀이 흠뻑 젖을 정도로 하는 규칙적인 운동이 필요하다. 식사량도 줄여야 한다. 포만감이 오기 전에 수저를 놓는 게 바람직하다. 당분이 많은 음료나 스낵도 멀리 해야 한다.

휴일에 집안에 눌러 앉아 군것질을 하면서 텔레비전을 보는 것은 좋지 않다. 또 동물성 지방은 피하고 신선한 채소를 많이 먹는 채식주의자로 변신할 필요가 있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자신의 노력 정도에 따라 완치여부가 결정된다. 무절제한 생활양식을 버리고 건강을 되찾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게 중요하다.<서동진 울산대 의대 교수·서울중앙병원 소화기내과 과장>

◎술과 알코올성 지방간/독하지 않은 술도 많이 마시면 간손상/간혹 폭음보다 매일 마시는게 더 위험

95년 통계에 따르면 건강진단을 받은 우리나라 성인남성의 약 30%, 성인여성의 약 15%에서 지방간이 발견됐다. 지방간 환자는 대부분 과음습관이 있거나 비만이 관찰되며, 두가지를 동시에 갖고 있는 경우도 흔하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간세포내의 지방합성은 증가되고 지방질의 산화는 억제돼 결국 간세포내에 지방질이 축적되기 때문에 발생한다. 알코올에 의한 간손상의 정도는 술의 종류나 첨가물과는 관계없다. 오직 알코올 섭취량에 비례한다. 따라서 독주를 피하고 비싼 고급술을 마시면 간이 적게 손상될 것이라는 기대는 전혀 근거가 없다. 어떤 종류의 술이라도 많이 마실수록 간손상의 정도는 심해진다.

또 같은 양이라도 간혹 폭음하는 것보다 꾸준히 매일 마시는 것이 더 위험하다. 이는 술을 매일 마실 경우 간이 회복될 시간적 여유가 없고 영양결핍도 동반되기 때문이다. 적절한 식사나 안주없이 「깡술」만 마시면 영양결핍이 동반돼 간손상의 위험이 더 높아진다. 그렇다고 적절한 영양섭취나 시중에서 판매되는 간장보호제가 과음에 의한 간손상을 예방하는 것은 아니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적은 양의 알코올 섭취로도 쉽게 간이 손상된다.

알코올성 지방간이 심한 경우에는 간이 급격히 부으면서 간을 싸고 있는 막이 늘어나 우상복부에 뻐근한 통증이 올 수 있다. 피로감, 소화불량, 헛구역질 등의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 특별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모르고 지내기 쉽다. 따라서 술을 자주 마시는 사람은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검사를 받는 게 필요하다. 지방간은 간염이나 간경변과는 달리 간세포가 파괴되거나 섬유화로 간이 굳어진 것이 아니고 단지 간세포내에 지방이 축적된 상태이다. 따라서 원인을 제거하면 쉽게 정상으로 회복된다. 알코올성 지방간의 경우 술을 끊기만 하면 대부분 4주내에 정상으로 회복된다. 심한 경우라도 금주와 영양소 보충 등의 보조요법으로 쉽게 완치된다. 그러나 지방간이 생긴 것을 모르거나 알면서도 장기간 음주를 계속하면 알코올성 간염이나 알코올성 간경변으로 진행될 수 있다.

알코올성 간경변 환자들은 하루 평균 80g이상의 에탄올(소주 2홉이나 맥주 4병)을 20년정도 복용한 전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간손상 정도는 개인차가 크기 때문에 이보다 적은 양으로도 만성 간질환이 생길 수 있다. 특히 여성, B형이나 C형간염을 앓고 있는 경우, 영양결핍이 동반된 경우에는 더 빨리 진행될 수 있다. 만성 간질환으로의 진행을 막으려면 술을 끊어야 한다. 그러나 습관성 음주자가 술을 끊기란 쉽지 않다. 금주 권유가 싫어서 병원을 기피하는 일도 흔하다. 이 경우 가족과 친지들의 격려와 보살핌이 필요하며, 반드시 전문적인 진료를 받아야 한다.<유병철 중앙대 의대 교수·중대부속병원 소화기내과 과장>

◎건강 음주법/1주일 두번정도 마시는게 적당/남자는 하루 4잔이하 여자는 3잔이하 적정

지속적인 음주는 알코올 중독이라는 치명적인 질병을 일으킨다. 알코올 중독은 알코올로 인해 뇌조직이 회복 불능의 상처를 입는 질환으로, 후대에 까지 영향을 미친다. 마약중독처럼 반드시 피해야 하는 질병인 것이다.

알코올 중독은 암이나 심장병보다 치사율이 더 높고, 배우자와 자녀 등 모든 가족에게 심리적 장애마저 불러 일으킨다. 따라서 술을 끊는 게 바람직하나, 사회생활을 위해 어느 정도의 음주가 불가피하다면 건강 음주법을 실천해야 한다. 술을 마시면 뇌의 입맛 중추가 자극돼 입맛이 없어진다. 자연히 음식을 소홀하게 먹게 된다. 이같은 습관이 장기화하면 영양결핍으로 인해 말초신경염, 뇌조직파괴 등 다양한 합병증을 일으킨다.

술은 소장내 세포에 염증을 일으켜 영양분의 흡수를 방해한다. 따라서 음주 후 안주와 식사가 충분하더라도 영양결핍이 오는 경우가 많다. 적정 음주량은 남자는 하루 4잔(해당 술잔), 여자는 3잔이하이다. 이는 당뇨병, 췌장염, 알코올성 간경화 등의 합병증을 일으키지 않을 정도의 음주량에 해당한다. 음주빈도는 1주일에 두번 정도가 적당하며, 세 번을 넘기면 간에 무리를 주게 된다.

정신적으로는 음주가 뇌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고, 성격을 포악하게 만들지 않으며, 가족들을 불행에 빠뜨리지 말아야 한다. 술을 이기지 못하거나 술에 취해 주사를 해서는 안되며, 절도나 절제력을 잃지 말아야 한다. 취하기 위해 마시거나 혼자 마시는 술은 금물이다. 술로 인해 가정불화가 생기거나 아침 또는 낮술은 절대로 피해야 한다. 알코올 중독 등 술에 대한 집안내력이 있거나 술이 가져다주는 정신적 위로가 매우 큰 사람, 술을 제대로 절제하지 못하는 경우 등은 알코올 중독 위험이 매우 크므로 절대 금주해야 한다.<김경빈 김경빈알코올클리닉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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