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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종 고문(대선후보·주자 시민포럼: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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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종 고문(대선후보·주자 시민포럼:Ⅰ)

입력
1997.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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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자가 대표직 지키는게 불공정”/“경선 최선,연대는 당원뜻 따를 것”/삭발과 당적 바꿨던 것은 국민여망 따른 것/고임금문제 사교육비·집값 등도 고려해야/YS 개혁 비판받지만 민주주의 틀 구축/성희롱 사회문제화 공권력개입 필요성◇사회

이성춘 한국일보 이사 겸 논설위원

◇패널리스트

서상록 중소기업연구원장

박진근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서지문 고려대 영문과 교수

곽노현 방송대 법학과 교수

◆모두발언 요지

지금 우리의 경제가 대단히 어렵다. 고개숙인 남편과 아버지가 늘어가고 있다. 고개숙인 남편보다 그 아내와 어머니들이 더 가슴을 졸이고 있다. 장바구니 물가가 높아져 바구니는 더욱 가벼워지고 있고, 모든 학부모들이 과외비 때문에 조바심을 내고있다. 1,200억달러에 이르는 외채에 금융대란설까지 겹쳐 금융위기와 대량실업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4, 5월에 수출이 다소 회복되는 것 같으나 이는 구조적 문제의 해결에서 기인한다기보다는 일본 엔화의 영향에서 비롯된 것이다.

우리는 지금 대선을 앞두고 있다. 이제는 권위적이고 군림하는 대통령에서 국가의 여러 의견을 모으고 통합 조정할 수 있는 국가경영 관리시대의 대통령이 필요하다. 대통령은 정책의 중심에 서서 국민에게 의견을 구하고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대통령은 나라의 머슴이다. 이제는 한글세대가 그 역할을 맡는 것이 마땅하다. 신한국당의 경선은 공정하고 엄정한 경선이 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누가 경선에서 당선되더라도 대선에서 패배할 것이다. 국민의 위임을 받은 당원 여러분들은 독립적이고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눈으로 누가 불공정 경선을 하는지 심판해주길 바란다.

―시험에는 천재지만 정치에서는 IQ외에 신뢰로서의 감성지수인 EQ가 중요한데 그렇지 못하다는 평이 있다.

『한국형 정치 감성지수는 항상 낙제점이었다』

―변신의 천재라는 세평이 있다. 당적과 말, 선거구를 자주 바꾸고 삭발도 했다. 경선과정에서 여의치 않으면 다시 변신을 시도할 것인가.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삭발과 당적을 바꾼 것은 국민들의 편에서 국민 여망을 따른 것이다. 여당에서 출발해 낙선한뒤 80년 군부정권이 들어서자 야당을 선택했다. 당시 나를 지지하는 사람이 나보고 계속 여당하라고 한 분은 없었을 것이다』

―원외로서 세비도 없고, 후원회 조직도 없는데 월 2,000만∼3,000만원의 경비를 쓴다고 했다. 이 돈으로도 모자랄 것 같은데.

『전국구 하위순번을 자청, 국회의원을 포기했기에 의원회관에 사무실이 없다. 국회의원은 5명의 보좌진을 두고 월 4,000만원 이상을 쓰며 유지해나간다. 나도 참모중 5명에게만 거마비 수준을 보조할뿐 나머지는 자원봉사자들이다. 최소 인원만 운용하고 있다』

―신한국당 경선결과가 박고문 뜻대로 안될 경우 당을 뛰쳐나갈 제1호 인물로 꼽고 있는데.

『내가 부덕한 탓이다. 공개적으로 그런 얘기를 한 사람들에게는 그 꼭지가 안따라다니고 내게만 붙어다닌다. 그런 일이 절대로 없을 것이, 내가 후보로 되기만 하면 되는 것 아니냐』

―후보로 되기만 하면 당을 뛰쳐나갈 일 없고, 안되면 뛰쳐나갈 수도 있다는 뜻인가.

『안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누가 공정경선하는지 국민들이 보고 채점할 것이다. 끝내 될 사람은 나밖에 없지 않나 생각한다』

―공정 경선이 되면 자신이 후보가 될 것이고 자신이 후보가 안되면 공정경선이 아니다란 뜻인가.

『공정 불공정 여부는 당원과 국민, 언론의 기준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오늘 아침 이 순간에도 상당부분 불공정한 상황이 진행되고 있지만 참고 있다. 당원과 국민과 언론이 「한계를 넘어 너무 심하다」고 할 때까지 참을 것이다』

―공정경선이 안될 경우 생명력을 잃고 결국 본선에서 패배한다는 말은 논리적 모순이다. 불공정 경선의 경우 결국 당을 뛰쳐나가겠다는 것 아닌가.

『불공정 경선의 한계와 수준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오늘 아침은 견딜 수 있으나 내일 모레 계속 심화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이대표가 어제 권력분산을 위해 총리에게 실질적 조각권을 주겠다고 했는데 나를 비롯해 나머지 경선주자들중에도 이미 오래전부터 얘기해오고 있는 바이다. 대표도 경선주자중 한 사람인데 대표자리를 유지하면서 이 말씀을 하기 때문에 대표의 말씀, 당의 공식 입장으로 보이는 것이다. 이런게 바로 불공정한 것이다』

―국민들은 공정경선을 해치는 요소중 하나로 정발협, 나라회 등의 조직을 생각한다. 정발협 등의 해체를 대의원들을 상대로 주장할 용의가 있나.

『누구도 1만3,000명 대의원 한사람 한사람의 같은 값을 가진 투표권에 대해 부당한 영향력을 미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정발협이나 나라회의 구성원된 선배나 동료들이 그 소집단의 의사를 많은 다른 일반당원 또는 집단의 의사로 강제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 조짐이 보인다면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다』

―국민적 인지도 지지도는 1∼2위를 다투는데 당내 인기는 그렇지 않다.

『그런 지적에 대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대세론이라고 하는 것은 나로서는 기가 찬 대목도 많다. 예를 들면 정동포럼 원외위원장들 20여명이 어떤 분을 초청해 저녁을 함께 했는데 마치 그분을 지지한 것으로 보도가 됐다. 며칠후 장소를 옮겨 나도 만났더니 내게도 똑같은 덕담을 했다. 언론이 전국위원회 1,500명중 400명을 조사한 결과 1등이 20%, 내가 8%로 3등이라고 하기에 「이제 됐다. 박찬종이 제일 꼴찌에서 3등으로 올라 갔구나」하고 탄성을 지른 적이있는데 점차 객관적으로 보기 시작한 것이다. 전국적 무작위추출의 국민 일반 여론조사에서는 아마 내가 계속 1위라고 생각한다』

―공정경선만 하면 반드시 이긴다고 확신하는데, 불공경선의 구체적 사례는.

『구체적 사례보다도 불공정 분위기가 현재 계속되고 있다. 가장 큰 것이 후보경선에 나갈 분이 대표직을 지키고 있다는 것이다. 세세한 것은 금명간 민관식 경선관리위원장에게 알고있는 사례를 말씀드릴 것이다』

―「공정경선=박고문 승리」라면 반대로 「박고문 패배=불공정경선」이라는 뜻인가.

『내가 후보가 되는데 최소한의 필요조건, 즉 완전공정은 기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국민과 당원들이 양해하고 용납할만한 수준의 공정경선만 보장된다면 내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나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이다』

―이대표가 대표직을 지키면서 경선하게되면 불공정 경선인가.

『며칠전부터 지구당개편대회가 계속되고 있고 시도지부개편대회도 예정돼있는 이날 현재 후보경선에 나갈 분이 대표직을 지키고 있다는 자체가 불공정경선의 주요한 상태라고 생각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번 경선과정서도 특정정파, 특정후보를 지지하는 들러리 역할을 할 가능성은 없나.

『오늘 이시간 이후부터 지적하신 그 염려, 내 자신이 잘 살펴나가겠다. 이번 경선에 나선 것은 특정인의 들러리 서려고 나선 것은 절대 아니다. 경각심을 갖고 계속 살펴 나갈 것이다』

―고비용구조에도 불구하고 책 「신국부론」에서 고임금 옹호 이론을 폈는데.

『근로자들의 명목임금이 높지만 억지로 내리는 것은 어렵다. 임금상승에도 불구하고 살인적 사교육비와 집 값 문제가 있기 때문에 근로자들만 탓하고 임금문제를 경제 논리로만 접근할 수 없다. 국가가 이런 문제들을 해결해야 근로자들이 임금억제를 수용할 수 있다』

―정부가 통화량 규제에 얽매이지 않고 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돈을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왜 역대 정부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보는가.

『금융당국은 해마다 전년도에 비해 20% 내외로 두부 모 자르듯 통화량을 조절하고 있다. 그러나 통화 공급량은 분명히 부족하고 상황에 따라 적절히 조절돼야 한다. 그렇게 두부 모 자르듯 정해질 수 없는 것이다. 물론 인플레이션은 염두에 둬야 하지만 지금까지의 도식적, 보수적 틀에서 발상의 틀을 바꾸고 유연히 대처하자는 것이다』

―경선에서 승리하면 대선에서도 승리할 수 있고, 신한국당 대선 후보는 누구라도 승리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가. 외국에서는 꿈도 못 꿀 생각이다.

『이번 경선이 공정하고 엄정하고 민주적으로 치러지면 그 과정이 전 국민들에게 감동을 줄 것이고 그 순간 당의 지지도는 급상승할 것이다』

―신한국당 입당 직전에는 대선자금 문제를 공개하라고 주장했다가 최근 공개불가 쪽으로 입장을 바꿨는데.

『대선자금 문제가 국민다수에 의해 제기되지 않고 정치권내 당리당략 차원에서 야당 지도자들에 의해 제기된 것이 불행한 일이다. 그러나 신한국당은 진상규명을 위한 의견을 밝혀야 하고 공정한 경선을 진행시킴으로써 대선자금 문제를 용서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경선 주자 8명이 지명대회까지 끝까지 남을 것으로 보는가. 만약 유력 주자쪽으로 합종연횡이 이뤄진다면 박고문은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

『예측할 수 없다. 당원 뜻에 따라야 하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두 따님이 만약 신문기자이고 지속적으로 만나야 할 취재원으로부터 징그러운 대우를 받을 경우 어떤 충고를 하겠는가.

『두 딸은 모두 결혼해서 내 슬하를 떠났지만 아직 내 슬하에 있다면 그 취재원을 응징하겠다』

―응징해줄 아버지, 보호자가 없는 여성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성희롱이 미묘하고 중요한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는데 사적 영역의 문제가 점차 사회화하는 현실에서 공권력 개입의 필요성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최근 한 토론회에서 북한에 난민사태가 발생하면 휴전선 전력을 강화해 난민들의 남하를 막겠다고 했다. 따뜻한 가슴과는 거리가 먼 발상 아닌가.

『휴전선 155마일 전역에서 난민이 발생하면 우리가 수습할 능력이 없다. 확성기 등을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 자제를 요청하고 필요 물자를 파악해 지원하는 수요·공급 예측에 입각한 정책을 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통일비용 비축을 공약으로 내세울 용의는.

『통일 비용은 민간·농업분야 등에 대한 투자개념으로 파악해야지, 일부 학자들처럼 2,000억달러, 4,000억달러 등의 도식적 차원에서 접근해서는 안된다』

―통일이 됐을 때 북한 정권의 핵심인사들에 대한 처리 방안은.

『분단 역사와 북한의 사정을 알아봐야 한다. 그래서 일정수준 이상의 적대 행위를 분류하고 7,000만 국민의 이해와 합의를 바탕으로 처리해야 한다』

―대중은 지도자가 나쁠 때 무서워진다는 말이 있다. 우리의 지도자는 지금 어떤가.

『김영삼 대통령이 개혁에 실패했다고 비판받고 있지만 한국에 민주주의의 틀을 구축했다고 보도한 뉴욕타임스를 인용하겠다』

―세대교체와 관련해 자주 언급한 미국의 클린턴 대통령은 계속 스캔들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오히려 이해집단의 반발속에서도 개혁을 추진중인 일본의 하시모토 총리쪽을 더 생각할 수 있는 것 아닌가.

『클린턴 대통령은 국제수지 방어와 경제부양을 업적으로 무난히 재선했다. 하시모토 총리는 정부구조 조정에서 많은 저항을 받고 있어 실각 위기의 우려가 있다는 관측도 있다. 나보다 2세 많고 친한데 그의 개혁이 성공하기 바란다』

―국립박물관이 제대로 옮겨지지 않은채 조선총독부 건물이 철거됐는데.

『신한국당 입당 전 얘기지만 개인적으로는 「급한 문제가 아닌데, 박물관터부터 먼저 알아 보고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철거가 돼서 시원한 느낌은 들지만 일처리 순서는 거꾸로 됐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배려로 정계입문했는데 그에 대한 평가는. 5공화국에서는 권위주의 정권을 강력 비판했다.

『절차적 민주주의에서 박대통령은 오점을 남겼다. 그러나 경제발전에서 국가경영관리형의 지도력을 발휘했기 때문에 그 모범은 계승해야 한다』

―현 정권의 각료는 서울대 출신 일색이고 신한국당 경선 주자 8명도 서울대와 명문고 출신이다. 약간의 민주화가 엘리트주의로 귀착되고 있다.

『서울대는 내 모교지만 대학원 중심제로 육성·발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경선주자 중 상대 출신은 나 하나다』

―중국 한나라의 창업 공신 한신은 가랑이 사이로 지나가라고 모욕을 준 칼잡이를 나중에 군 지휘관으로 등용하는 도량을 보였는데.

『불공정 경선 분위기를 견디고 있는 것도 도량이다』

―안기부법이 날치기 통과됐는데 아직 유효하다고 보는가.

『안기부의 정치개입은 용납할 수 없지만 정보 능력은 강화돼야 한다』

―고속전철은 막대한 비용문제 등으로 논란이 많다. 처리방안은.

『다음 대통령이 취임 초반부터 맞닥치게 될 골칫거리다. 프랑스는 평지가 많지만 우리는 산지가 70%여서 사정이 다르다. 그러나 유럽·아시아 관통 고속전철이 운영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다뤄져야 할 사안이다』<정리=홍윤오·김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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