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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동심… 시심…/초등교 교사 이주영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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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동심… 시심…/초등교 교사 이주영씨

입력
1997.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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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요·동시·시조 등 360편/학년에 맞춰 6권으로 묶어『과외와 전자오락에 치여서 그렇지 어린이들은 시를 좋아합니다. 6학년 담임을 맡았을 때 첫 시간에 아무 말없이 윤동주의 「서시」를 낭송해주었습니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술렁이더군요. 이후 매주 한 두번씩 좋은 시를 들려주었더니 나중에는 저희들끼리 읽어도 보고 지어도 보고 하더군요』

서울 성자초등학교 3학년2반 담임 이주영(43)씨가 1학년에서 6학년까지 학년별로 알맞은 시를 모아 책으로 엮었다. 1학년 동시집 「꽃이 파리가 된 나비」에 이어 「별님동무 고기동무」(2학년), 「우주자전거」(3학년), 「고구마 순 놓기」(4학년), 「엄마의 장바구니」(5학년), 「모래밭에 그리는 꿈」(6학년). 수록작품은 20년간 어린이와 함께 낭송해온 시로 계절·주별로 생활리듬에 맞춰 배열했다.

1학년 동시집의 경우 3월 첫째주에는 황해도 신천지방에서 구전되는 「끼리끼리」를 넣었다. 「동모 동모 놀세/끼리끼리 놀세」. 처음 학교생활을 시작하는 어린이끼리 잘 지내라는 의미다. 6학년용 2월 넷째주에는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김광섭의 「저녁에」)가 들어 있다. 졸업을 앞둔 어린이에게 우정과 미래의 소중함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1학년용 9월 둘째주. 운동회의 계절인 점을 감안, 윤석중의 「뜀뛰기」를 실었다.

여섯권에 실린 시 360여편은 전래동요, 동시, 성인시, 시조는 물론 해외동포의 작품까지 다양하다. 고학년으로 갈수록 생각할 수 있는 시의 비중을 높였다. 5학년 동시집 4월 셋째주의 경우 이원수의 「4월이 오면」이다. 「…4월이 오면 보라색 비둘기들, 4·19 역사 속에 날개 치며 오겠지요/4월이 오면 그림자 된 언니들이 어깨동무 짜고 우릴 보러 오겠지요…」.

동시집에 실린 시를 읽다보면 이주영 교사의 동시같은 마음을 느끼게 된다. 어린이와 함께 뒹군 사람이 아니면 이처럼 어린이의 마음을 헤아릴 수 없을 것 같다. 그는 연말이면 반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그 학생에 관한 시를 지어준다. 87년 서울 탑동초등학교 재직시절부터 그랬는데 당시 졸업한 학생들은 지금 대학 4학년으로 성장했다. 다들 그때 받은 자기 시는 외우거나 가보 1호라고 잘 모셔둔 학생도 있다. 우리교육간, 각권 4,800원.<이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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