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발협·김덕룡 의원·박찬종 고문에 공들이기/이회창 대표·이수성 고문 치열한 신경전 예상신한국당 이회창 대표가 9일 제기한 「권력분산론」은 향후 당내 경선구도의 대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권력분산론은 이미 상당수 대선주자들이 여러차례 거론했지만 현단계에서 가장 유력한 주자인 이대표의 「화답」은 그 의미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이를 기점으로 이대표를 중심으로 한 합종연횡 논의가 본격화할 전망이고, 이는 불가피하게 반대진영 주자들의 연대움직임을 가속화시키는 연쇄효과를 불러올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른 시일내에 연대의 구체적 윤곽이 드러날 것같지는 않다. 각 주자와 계파는 권력분점 협상에서 「몸값」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한동안은 세불리기에 치중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르면 투표일직전, 늦으면 투표일 당일까지 합종연횡을 위한 물밑협상과 신경전은 계속될 공산이 크다.
이제 관심의 초점은 어떤 조합의 연대가 이뤄질 것인지에 모아진다. 이대표측은 일단 김덕룡 의원과 정치발전협의회를 우선순위로 꼽는다. 이들 세력이 이대표의 당내 기반을 크게 강화시켜 줄 것이란 기대에서다. 이대표측은 김의원과 정발협을 겨냥, 당의 집단지도체제 도입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홍구 고문에 대해서도 이대표의 대세몰이에 도움을 줄 것이란 판단아래 공을 들이고 있다. 박찬종 고문 영입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박고문이 이대표의 손을 들어준다면 단순히 이대표의 「영남공백」을 메워주는 차원을 넘어 「국민적 대세론」을 형성시키는 엄청난 파괴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이대표측 시각이다. 이대표측은 박고문의 기세에 비추어 그 실현가능성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정발협을 둘러싼 이수성 고문과 박고문의 줄다리기 결과에 따라서는 극적 제휴가 이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프랑스식 이원집정부제」를 주창했던 이수성 고문은 정발협과 이홍구 고문, 김의원의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 당내 기반이 취약한 이고문에게 정발협의 지지는 필수적이고, 정발협은 최근 권력분산에 대한 지대한 관심속에 이고문에 우호적 자세를 보이고 있다. 양측의 연대가 성사될 경우 이고문은 정발협측에 당권 등 국정운영의 상당부분을 일임한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이고문과 김의원의 결합은 「영·호남의 연합」으로 상징되면서 경선뿐 아니라 본선에서도 필승카드가 될 것이라는 게 이고문측 분석이다.
이홍구 고문은 이대표와 이수성 고문쪽에 모두 기대를 걸고 있다.
박찬종 고문과 김의원, 이인제 경기지사 등 나머지 주자들은 일단 현시점에서 권력분산 논의에 부정적 반응을 보이며 1차투표후에야 거취를 생각해보겠다는 태도다.
김의원은 10일 이대표의 권력분산론을 『정략적 발상』이라고 일축했고, 이지사도 『밀실흥정식 권력분산은 국민의사를 저버린 행위』라고 비판했다.<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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