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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호씨 일가족이 밝힌 북 식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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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호씨 일가족이 밝힌 북 식생활

입력
1997.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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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 없어 일반주민 백김치 담가/설탕태워 물붓고 소금넣어 ‘간장’북한 주민들은 남한과 비교해 식물성식품의 섭취량은 비슷하지만 동물성식품 섭취량은 6.9%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사실은 경희대 조여원(46·식품영양) 교수 연구팀이 지난 1월 탈북한 김경호씨 일가족 11명을 대상으로 개별 면접을 통해 남북한의 식생활을 비교·분석한 결과 밝혀졌다.

연구팀이 10일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남한의 남자는 하루 290g의 동물성식품을 섭취하고 있지만 북한 남자는 하루 20g의 동물성식품만 섭취하고 있으며 여자의 경우 남한은 131g, 북한은 33.8g인 것으로 조사됐다.

북한에서는 지난해 8월 이후 주민들이 하루 두끼만 먹고, 그나마 물에 강냉이와 반찬을 함께 넣어 끓인 「혼합탕」을 만들어 먹고 있다. 또 밑반찬으로 김치를 먹지만 고추가 부족해 백김치를 담가먹는다. 새우젓과 조개젓 등의 젓갈이 있으나 젓갈을 먹으면 밥이 자꾸 먹고 싶어져 「밥도둑」으로 불린다고 설명했다.

간장, 된장, 고추장 등의 양념이 귀하기 때문에 간장은 설탕을 태워 검은색을 낸 뒤 물과 소금을 넣어 대용하고, 고추장은 반드시 색을 내야할 때만 고춧가루를 조금 넣어 사용한다. 북한의 고위층 여성들은 해산 후에 「닭곰」이라는 일종의 삼계탕과 족발, 미역국을 먹고 있다. 일반 주민들은 집에서 「곡주」라는 술을 만들어 마시지만 매우 귀하다.

가공식품과 인스턴트식품 등은 전혀 없고 카스텔라, 주스, 쇠고기, 참깨, 해물, 계란 등은 북한에서는 거의 먹을 기회가 없어 남한에서 먹은 것 중 가장 맛있던 음식이었다고 김씨 가족은 밝혔다.<김동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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