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한 민영 TV방송이 최근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고베(신호) 어린이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한국인을 지목하는 듯한 방송을 내보내 파문이 일고 있다. 발단은 일본 TBS방송이 지난 7일밤 방영한 시사토론 프로그램. 이날 대담자로 참석한 시마 노부히코(도신언)는 범인이 일본에 오래 살았지만 국적을 취득하지 못하고 갖가지 민족적 차별에 강한 반발을 보이고 있다는 등 은연중 재일 한국인을 떠올리게 하는 발언으로 일관했다. 또다른 참석자인 다마무라 도요오(옥촌풍남·수필가)도 『범인의 도전은 일본인 전체를 향한 것』이라고 거드는 등 범인을 외국인으로 단정했다. 이 방송이 나가자 발끈한 재일동포들의 항의가 방송국에 빗발쳤다. 주일 한국대사관도 녹화 테이프를 검토한후 방송국에 확인을 요청했다.다급해진 TBS측은 이에대해 『토론이 이상한 방향으로 흘렀지만 생방송이었기 때문에 중지시키지 못했다』면서 담당 PD가 9일 대사관을 방문, 『정정방송을 하겠다』고 사과했다. 정정방송은 14일 예정돼 있다. 유괴 어린이의 머리를 잔인하게 잘라 학교앞에 버린 이번 사건의 범인은 연속살인을 예고하는 성명문 등에 중국식 한자와 「국적이 없다…」는 등의 말을 남겨 외국인일 것이라는 추측이 강하게 일고 있다.<도쿄=김철훈 특파원>도쿄=김철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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