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호기심 자극 매출 쑥쑥/작명 컨설팅사도 등장할듯「이름 잘 지으면 반은 성공이다」
특색있는 이름으로 눈길 끄는 가게들이 늘고 있다. 대기업의 이름이나 신제품 상표만이 아니라 조그만 가게 하나 차리는 데도 이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다. 「브랜드」를 잘 붙이고, 간판 디자인을 특색있게 사용해 시작하는 체인점들은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데다 기억에 오래남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체인점에 이색이름 바람을 몰고 온 것은 「낙지대학 떡볶기꽈」. 카피라이터로 광고대행사에서 근무했던 이영수 사장은 85년에 동생이 커피전문점을 닫고 새 사업을 구상하던 때 분식점을 내도록 도우면서 이 이름을 지어 주었다. 지난해부터 체인사업을 전개한 「낙지대학…」은 가맹신청자들이 『이름에 눈길이 간다』면서 몰려들어 브랜드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호프대학 골뱅이꽈」 「라면대학 김밥꽈」 「낙지가 떡볶이를 만났을 때」 등 「낙지대학…」을 본 딴 이름도 여럿 생겨 났다.
이름을 잘 써 적자운영을 뒤엎은 경우는 이씨가 「낙지대학…」에 이어 차린 「떴다 샐러드 날아라 동까스」에서 더 뚜렷히 확인할 수 있다. 서울 돈암동에 지난해 7월 문을 연 이 가게는 처음 이름이 「샐러드 킹」이었다. 뷔페식 샐러드와 돈까스 메뉴로 여대생들의 입맛에 맞추자고 시작한 사업이 처음 한달동안 하루 매출이 30만원밖에 안돼 예상을 크게 빗나갔다. 팔지 못해 버리는 야채가 더 많았고 건물임대료 인건비 등 비용을 더해 한달만에 1,000만원 가까운 적자를 냈다. 고민 끝에 「떴다…」로 이름을 바꾼 이씨는 본인도 놀랄만한 「브랜드 파워」를 눈으로 목격한다. 바꾼 그날부터 하루 매상이 3배로 뛰었기 때문이다.
이밖에 혼수전문점 「경사났네 경사났어」의 이름도 지은 이씨는 자신의 체인점 운영회사인 「C&D」(02―577―5817)안에 브랜드개발사업부를 만들어 본격적인 가게이름 컨설팅에 들어갔다.
세미통상이 운영하는 라면전문점 「면발 땡기는 날」도 튀어 보자는 전략으로 만든 이름이다. 「라면궁전」 「라면천국」 등 14개 이름을 놓고 고심한 세미통상은 일단 인상을 남길 수 있는 이름이 좋겠다고 이 이름으로 의견을 모았는데 호기심으로 찾는 손님, 아이디어가 좋아 가맹점을 열어보겠다는 창업자들의 발길이 늘고 있다.
89년 「디즈니 어린이영어학원」으로 문을 열었다 상표권분쟁을 염려해 2년만에 이름을 바꾼 「딩딩당 어린이영어학원」은 의성어를 이용해 기억이 쉽도록 한 경우. 차임벨소리 「딩동댕」에서 따왔다. 「춤추는 춘천닭갈비」 「춤추는 요리사」 등 대건프랜차이즈의 「춤추는…」 체인점시리즈도 외우기 쉽고 눈에 잘 띄는 이름이다. 다이어트 건강식재료 등을 파는 「감초고을 건강박사」도 「건강원」 「흑염소」 등이 들어가는 낡은 이름을 벗어버리고 보통의 건강식품점과는 다른 깔끔한 간판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C&D의 이사장은 『일반 광고회사의 브랜드 컨설팅은 비용이 비싼 것이 흠』이라면서 『앞으로 싼 값에 가게명·로고를 컨설팅하는 소규모 기획사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김범수 기자>김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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