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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의 길을 가는 남자 ‘주길남’/한총련 간부들이 쓰는 가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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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의 길을 가는 남자 ‘주길남’/한총련 간부들이 쓰는 가명들

입력
1997.06.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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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진짜 학생운동 ‘이진학’/수시변경해가며 경찰수사 따돌려한총련 핵심간부들은 가명을 수시로 변경하고 서로 돌려 사용하는 수법으로 경찰의 수사에 혼선을 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9일 경찰과 공안당국에 따르면 당초 서총련투쟁국장으로 알려진 「주길남」은 「주체의 길을 외롭게 가는 남자」라는 뜻으로 학생운동권 내에서는 「홍길동」정도의 흔한 이름. 6일 이석씨 상해치사혐의로 구속된 길소연(23·여)씨와 4일 한양대를 빠져나오다 검거된 제총협 투쟁국장 양주량(22·여)씨가 경찰에서 서총련투쟁국장을 주길남이라고 밝힌 것도 이런 사정 때문이라는 것이 경찰의 분석이다.

경찰은 당초 주길남이라는 이름이 길씨와 양씨가 똑같이 진술해 이 이름을 긴급 수배했으나 「주길남」이란 이름의 운동권학생이 100여명이나 돼 결국 추적을 포기했다는 것이다.

주길남 외에도 「민해군―민족해방군」 「조선하―조선은 하나다」 「주한길―주체의 한길로」 「이진학―이것이 진짜 학생운동」 등 특정 뜻을 담고 있는 가명과 「한바다」 「최미남」 「푸우」 「하지만」 등 쉽게 외울 수 있는 이름 등을 운동권 학생들이 흔히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이들은 또 가명을 수시로 변경하고 서로 교환함으로써 경찰 수사에 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지난 4일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구속된 한총련 사무처장 박휴상(26·전남 경영3 제적)씨의 가명은 「조선하」. 그러나 지난해까지만 해도 박씨는 「김대철」이라는 이름을 사용해왔다.<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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