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만원 투자 월 1,000만원 수입서울 영등포 당산역사거리 남쪽에 있는 문구체인점 「알파문구」는 보기에 따라서는 무척 외진 자리를 택해 차려진 가게이다. 당산역 고가철로가 근처를 지나고 있어 전망이 많이 가려진 데다 주변에 큰 빌딩 등 눈에 띄는 건물이 없다. 한눈에도 사업이 번성할 상권은 아니라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지난해 알파문구 당산점(02―635―0095)을 차린 선성영(40)씨는 이곳의 사업성을 보는 눈이 달랐다. 선씨는 남대문에서 문구도매업으로 출발한 알파문구 본사(02―797―0096) 직원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6년동안 근무하다 90년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본사가 차린 알파문구 직영점을 넘겨받았고, 95년에는 현대백화점 압구정점에도 문구점을 냈다.
백화점에 내야하는 판매마진 때문에 늘 큰 재미를 못 봐서 일반가게를 차려야겠다고 생각해 오던 선씨가 결심을 행동으로 옮긴 것이 지난해 6월.
저축해 놓은 돈이 7,000만원정도 있긴 했지만 무턱대고 상권이 좋은 곳을 골라 가게를 차리기에는 부담이 됐다. 문구점은 일단 물건의 구색이 중요해서 그 물건들을 들여놓자면 가게면적이 웬만큼 커야 한다. 건물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은 당연하다.
당산역사거리는 호황상권이 아니라서 보증금 임대료가 싼 점이 선씨 마음에 들었다. 그동안 문구회사 직원으로, 독립점포 운영자로 10년 넘게 겪으며 쌓은 노하우는 「문구점은 직접 유동인구가 많지 않아도 장사가 된다」는 것이었다. 선씨는 『대신 지역내에 문구를 필요로 하는 사무실 학교 등이 있는지 잘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당산역사거리 주변은 대형빌딩은 없지만 디자인사무실 용역회사 등 개인사업을 하는 사람들의 소규모 사무실이 구석구석 자리잡고 있다.
선씨는 원래 부동산과 화공약품점으로 쓰던 두개의 점포를 터서 실평수 40평 규모의 가게를 보증금 2,000만원, 월 임대료 240만원을 주고 얻었다. 권리금은 가게당 1,000만원씩 지불했다. 집기 간판 등 인테리어비로 3,000만원이 들었고 가맹비는 따로 없었다. 처음 물품비는 1억원 가량. 하지만 당장 1억원을 내야 물건을 받는 것은 아니다. 2개월 어음을 끊어서 물건 값을 감당하고 어음이 돌아올 때는 그동안 팔아서 마련한 돈으로 그때그때 메우면 큰 부담이 없다. 하루에 찾아오는 손님은 600명 정도. 주로 인근 사무실 직원들이 필요한 물품들을 조금씩 사간다. 일반사무용품이 주로 있고 청소년 대상의 액세서리 팬시용품도 갖춰 놓았다. 한달 매출은 5,000만∼6,000만원인데 직원 6명의 인건비와 물품구입비 임대료 운영비 세금 등을 빼면 1,000만원 남짓 벌이가 된다.
선씨는 『문구판매는 특별히 경기를 타지 않기 때문에 매출이 일정한 것이 특징』이라며 『2억원정도 여유자금만 있으면 노년생활을 하기에는 좋은 사업』이라고 말했다.<김범수 기자>김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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