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발협 “나라회 대주주는 허주… 갈길 뻔해”/나라회 “정발협 독주땐 당분열… 방치 못해”신한국당 경선이 계파대립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신한국당 범민주계 모임인 정치발전협의회(정발협)에 맞서 당내 범민정계가 오는 17일 「나라를 위한 모임」(나라회)을 공식발족키로 함에 따라 여권경선구도가 지역대결에 계파간 세싸움이 복잡하게 교차하는 새 국면을 맞고 있다. 나라회는 공식적으론 특정후보나 계파를 초월해 화합과 축제속에 경선이 치러질 수 있도록 어떠한 분파행동도 자제할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모임의 결성취지가 과거 국정을 책임졌던 구 여권인사들이 중심이 돼 당과 나라를 바로잡자는 것인만큼 특정계파나 인사에 대립하는 개념으로 보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이에 대한 정발협의 공식대응 역시 이에 상응하는 「격」을 갖추고 있다. 정발협 서청원 간사장은 9일 기자간담회에서 『나라회도 우리와 같은 생각에서 모이는 것이라고 본다』며 『그런만큼 공식적으로 나라회에 대해 어떤 얘기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발협과 나라회 모두 한꺼풀씩 벗기고 나면 적나라한 적대의식이 그대로 드러난다. 무엇보다 양측은 서로의 「순수성」을 의심하고 있다.
정발협의 한 핵심 관계자는 『나라회는 결국 이회창 대표 추대위로 가는 것 아니냐』고 직설적으로 이야기 한다.
나라회 회원들의 면면 대부분이 이대표와 정치적 제휴관계에 있는 김윤환 고문과 가까운 사람들인데, 갈 길이 뻔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정발협의 또다른 관계자는 『나라회에 참여하는 민정계의 한 중진의원이 얼마전 당무회의에서 정발협을 「당내 당」이라고 비판한 적이 있다』면서 『정발협이 당내 당이라면 나라회는 「당 상 당」에 다름없지 않느냐』고 힐난했다.
그는 이어 『정발협은 나라회의 움직임에 상관없이 정해진 스케줄대로 갈 것』이라며 『나라회가 정발협에 맞서 특정후보를 지지하고 나서면 어차피 정면대결이 불가피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발톱을 감추고 있기는 나라회 역시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나라회는 경선과정에서 정발협의 세를 방치할 경우 설 자리를 잃게 된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
나라회의 한 중진의원은 『정발협이 이대표가 아닌 다른 대선주자를 택할 경우 당이 깨지게 된다』며 『정발협이 당을 분열시키는 독단적인 결정을 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해선 민정계가 세를 모아 맞서는 방법밖에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는 또 『세규합 작업이 끝나면 정발협과 후보단일화 논의를 하게 될 것』이라며 『협상과 조정을 통해 의견을 조율하겠지만 뜻이 맞지 않으면 각자 선택한 대로 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권 재창출의 주역이 되기 위해 맞붙은 두 모임이 「후보 선정」을 놓고 의견이 갈릴 경우 당내분은 최악의 상태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홍희곤 기자>홍희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