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일관성없는 산업정책도 문제” 한목소리/삼성선 “구조조정 추진할 여유도 없다” 입장 밝혀현대자동차 정몽규 회장 등 자동차업체 대표들은 9일 삼성의 구조조정 보고서 파문과 관련, 공개사과 등 납득할 만한 수준의 조치를 취해줄 것을 삼성에게 요구하는 공동성명을 냈다. 이들은 특히 삼성의 승용차사업 진입을 허용한 정부의 산업정책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 자동차업계의 구조개편 논란은 산업정책 당국으로까지 번질 전망이다.
자동차업체 대표들은 이날 상오 서울 여의도 자동차공업협회 회의실에서 긴급회의를 가진뒤 「우리의 입장」이란 공동성명을 통해 『각종 음해성 악성루머를 날조, 유포한 삼성에 대해 공개사과할 것을 촉구하며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엄중 경고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특히 『삼성이 여러차례 말을 바꿔가면서 승용차 사업에 진출하기까지 당국은 기존 업체들의 의견을 무시했다』고 말해 정부의 산업정책에 문제가 있음을 공식 지적하고 나섰다.
자동차업체 대표들은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더라도 정부주도의 인위적인 구조조정보다는 시장기능에 따라 업체간의 자율조정에 의해 이루어져야 한다』며 『삼성이 신규진입당시 정부와 국민에게 약속한 각서를 충실히 이행하는지를 철저히 감독해 줄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자동차공업협회는 이같은 내용의 공동성명서를 청와대와 재정경제원 통상산업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당국에 제출키로 했다.
업체 대표들은 성명발표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삼성의 승용차사업 진입과정에 의혹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삼성의 신규진입 당시에 공급과잉이 문제됐었다』면서 『삼성의 진출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본다』고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업체대표들은 앞으로 삼성측의 반응을 보아가면서 후속조치들을 취해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현대 정회장 외에 대우자동차 김태구 회장, 기아 자동차 한승준 부회장, 쌍용자동차 이종규 사장, 아시아자동차 김영석 사장 등이 참석했다.
삼성자동차는 이에대해 9일 『이번 사건에 대응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입장을 공식발표했다.
삼성자동차는 이날 「최근 언론보도에 대한 삼성자동차의 입장」이라는 자료에서 『제품도 생산하지 않은 상황에서 구조조정을 논할 자격이 없다』는 경쟁사들의 비난에 대해 『지금까지 자동차 산업구조조정과 관련한 공식입장을 확정하거나 공표한 적이 없으며, 타사들도 나름대로 구조조정에 대한 의견을 갖고있다』고 주장했다.
또 삼성의 적대적 기업 인수합병 가능성에 대해서도 『삼성은 기존사업계획 추진도 벅찬 상황이므로 자의에 의해 구조조정을 추진할만한 여유도 관심도 없다』고 밝혔다.
◎삼성자동차 ‘94년 각서’/수출비율 내년 30%,2000년 40%로
삼성그룹은 94년 승용차산업에 진출하면서 업계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사업방향 등을 담은 각서를 이건희 회장 등 연명으로 정부에 제출했다.
기존업계가 각서를 문제삼은 것은 자동차사업 진출자체를 거론해 삼성의 비도덕성을 공격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래는 각서 주요내용.
▲수출비율: 98년까지 30%, 2000년까지 40%로 확대 ▲국산화비율: 98년부터 2,000㏄미만 80%이상, 2,000㏄이상 70%이상 달성
▲부품산업 기반조성: 기존업체에 영향없는 범위에서 부품조달, 업체와 계열 부품사에 피해 없도록 한다
▲인력스카우트 원칙: 기존업체 근무직원은 퇴직 후 2년이 지나지 않으면 채용하지 않는다.<이종재 기자>이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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