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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경선 우열있지만 예측불허/초반판세와 각진영 향후전략

입력
1997.06.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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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강4중3약 굳히기 대 뒤집기/주자간 제휴 다양한 카드 준비신한국당 대선후보 경선의 현재 판세는 혼전이다. 92년 민자당 경선때 YS가 대세를 휘어잡았을 때처럼 압도적인 우위를 구축한 대선주자는 아직 없다. 그렇지만 어느정도 우열은 존재하고 있다. 이회창 대표가 지지세 확보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 뒤를 이수성 박찬종 이한동 고문과 김덕룡 의원이 추격하는 양상이다. 이홍구 고문 이인제 경기지사가 그 뒤를 이어 반전의 승부수를 준비중이다. 최병렬 의원은 맹렬히 뛰지만 아직은 역부족이다.

한마디로 「1강 4중 3약」의 구도가 형성돼 있으며 이런 형세는 한국일보사와 미디어리서치 공동의 「전당대회 대의원 대상 대선주자 여론조사」(창간 특집면)에서도 입증되고 있다.

그러나 지금의 판세는 그야말로 밖으로 드러난 개략적인 추정치에 불과하다. 대의원 다수가 의중을 드러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부동층인 이들이 속마음을 내보이는 경선 막판에 가서, 판세가 어떻게 달라질지 모를 일이다.

대선주자 스스로도 승부의 불확실성에 동의한다(4면 「신한국당 대선주자들이 말하는 경선 초반판세와 향후전략」 참조).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대표조차도 『판세를 말하기는 이르다』고 유보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다른 주자들도 마찬가지다. 물론 주자 대부분이 이대표의 우위를 인정한다. 하지만 그 격차가 현재로서는 별로 의미가 없다는 분석이다. 그래서인지 「4중의 주자」들은 언제든지 역전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실 대의원 숫자가 4천∼5천명에서 1만2천여명으로 늘어나면서 당심의 향배를 예측하기 힘들게 됐다. 지구당별로 대의원 숫자가 7명에서 35명으로 늘어난 상황에서 대의원 장악력이 50%를 넘는 위원장은 그리 많지않을 전망이다. 따라서 2백53개 지구당중 몇명의 의원·지구당위원장을 자파에 끌어들였느냐가 곧 그 비율만큼의 대의원 확보와 동일시되기는 어려운 것이다.

특히 최근 다시 고개를 드는 지역주의 경향도 경선구도의 혼전을 부채질하고 있다. 「우리가 남인가」라는 지역적 연고의식이 기승을 부릴수록 표의 분열현상은 더욱 심해지게 마련이다. 현재 이대표는 충청, 이수성 고문은 대구·경북, 박찬종 고문은 부산·경남, 이한동 고문은 경기, 김덕룡 의원은 호남 등 연고지역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의 대의원 분포를 보면, 중앙당 대 지구당의 비율이 17대 83이다. 지구당중 서울은 14.9%, 부산·경남은 14.3%, 대구·경북은 10.5%, 인천·경기는 15.8%, 광주·전남북은 12.4%, 강원은 4.3%, 충남북은 9.6%, 제주는 1.2%의 대의원을 갖고 있다. 어느 지역도 다수표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분포에서 지역주의가 심해지면, 표의 평준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지역주의는 『다른 쪽이 그러하다면 우리쪽도 참을 수 없다』는 식으로 심화하게 마련이고, 이 경우 판세는 지역대의원의 분포비율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게 될 가능성도 있다.

혼전에서는 주자들간에 제휴가 불가피하며, 그 가능성은 더욱 판세를 혼전으로 몰아가고 있다. 거론되는 합종연횡의 방식에는 개혁적 주자의 통합, 당내파의 단합, 권력분점에 의한 연대, 지역적 연고에 의한 연대, 그리고 그 반대로 영호남 화합의 연대 등이 있다. 대부분 주자들은 공식적으로는 자신을 중심으로 한 제휴를 강조하고 있으나 내부적으로는 합종연횡의 다양한 조합을 그리고 있다. 그 시점은 대략 후보등록, 경선선거운동중, 1차투표 직후라 할 수 있다. 과반수 이상의 지지를 확보한 독보적 주자가 나오지 않는다면, 어떤 주자들이 연대하느냐에 따라 판세가 달라질 수도 있다.

따라서 주자들은 지역주의 기류, 합종연횡의 가능성 속에서 중심적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크게 두 가지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하나는 TV토론 등 대중매체를 통한 이미지 제고로, 대중적 지지도를 높여 세확산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지구당순방과 대의원접촉, 조직가동, 연고지역 결속을 통해 대의원 지지세를 확대하는 것이다.

따라서 초반판세는 서전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다. 경선의 중반께가 되는 6월말께가 되면 판세는 다른 모습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본격적인 경선은 이제부터인 셈이다.<이영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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