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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시대 함께 가상놀이를(아이를 키우며: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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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시대 함께 가상놀이를(아이를 키우며:6)

입력
1997.06.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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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게임이니 가상현실이니 세상은 엄청 변화고 있는데 우리 엄마들은 그 속도를 못좇아가 애들도 제대로 못 키울 것 같다. 그러나 두려움은 직시하면 깨어지듯 기본 개념만 이해하면 기술이야 남보다 좀 오래 걸릴 뿐 언제라도 배우게 된다.내가 어릴 적만 해도 조그만 집에 시골에서 와 공부하는 친척까지 10명도 보통이었다. 그 많은 식구의 아침 준비로 분주한 아침, 2살 터울의 우리 5남매는 새나라의 어린이라고 일찍 일어나 이른 아침부터 몹시 시끄러웠다. 아마 그래서 낸 고육지책이 동네를 도는 「아침 마실」이었을 것이다. 할머니가 막내동생을 업고 팀장 격으로 나서셨다. 남의 집 낮은 축대에 올라 균형을 잡아 걸으면서 밀림 영화에서 나오듯 아래를 바라보며 『아, 악어가 우글거린다. 조심하자』하기도 했고 군대행진하듯 나란히 서 느리거나 빠르게 박자를 바꿔가며 발 맞추어 걷기도 했다. 그런 것이 바로 가상현실의 기본 개념이 아니고 무엇이랴.

그때의 재미있던 기억을 살려 애들을 키우며 많은 가상놀이를 했다. 산보를 하면서 산악탐험대, 식물학자, 인디언, 군인 등 아이들이 선택한 다양한 역할을 통해 놀이를 했다. 여느 때는 나무결이나 잎사귀에 흥미조차 보이지 않던 아이들이 식물학자라고 불러 주면 갑자기 현미경으로 보는체했다. 엄마의 많은 준비가 필요한 듯하지만 간단히 말만 이어주며 최소의 역할로 충분하다. 식물학자로서 채집에 나갔다면 애들이 제멋대로 울퉁불퉁한 길을 뛰어가 위험할 때, 『발밑에 독거미다. 그 앞에는 옻나무다.』 소리치면 애들은 당연히 멈춘다. 인디언 놀이라면 「백인과 들소」, 군인 놀이라면 아들애가 오히려 내게 조심하라고 소리친다. 이렇게 전근대적인 소재가 싫다면 첨단의 우주전쟁놀이를 해도 좋다. 레이저광선을 이용한 칼싸움과 우주보트를 작동시키는 비상탈출. 이러한 가상놀이의 장점은 돈도 들지 않고 장소와 때를 가리지 않는 전천후 놀이라는 점이다. 우리나라같이 차가 막히는 여행길 차 속에서 해 보자. 훨씬 조용하게 덜 지겨워하며 갈 수 있다. 엄마가 조금 쉬고 싶다면 부상자가 된다. 잠이 안 오는 날 잠자리에서 원시인 가족으로 돌아가 해본 가상놀이는 우리 아이들이 지금도 그리워하는 잃어버린 낙원이다.<옥명희 소화출판사 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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