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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축된 민정계 뭉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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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축된 민정계 뭉칠 수 있을까

입력
1997.06.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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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나라회’ 준비모임 생존위한 세결집나서/결정된 방향 없고 응집력 약해 성패는 미지수신한국당 민정계가 모이고 있다. 지난 3일 양정규 김진재 김태호 유흥수 의원 등 3선이상 중진의원 14인이 회동, 「나라를 위한 모임(나라회)」을 결성키로 한데 이어 8일 하오 구체적 방안을 모색키위한 준비모임을 갖는다. 이날 모임에는 이들 외에 재선의원과 5·6공시절 각료나 정부고위직을 지낸 초선의원 등 3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들은 일단 이달 중순께 「나라회」를 출범시킨다는 일정을 잠정적으로 마련해놓고 있다. 그 세가 어느 정도일지는 예단할 수 없으나 민정계나 중립적 성향의 인사들을 가능한한 많이 규합하겠다는 방침이다.

나라회의 명분은 『나라가 어려운 이 때, 정치경륜을 갖춘 인사들이 나서서 중심을 잡자』는 것이다. 아울러 특정 계파나 주자에 줄서지않은 중립적 의원·지구당위원장들이 모여 경선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할지를 진지하게 논의해보자는 것도 명분중 하나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생존의 정치」가 존재하고 있다. 현 정권 들어서 위축될대로 위축된 처지에서 벗어나 제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일단 세력을 형성해야한다는 것이다. 특히 민주계 주축의 정치발전협의회가 외연을 넓혀가고 있는 상황도 민정계 결집의 계기가 됐다. 지금 경선에서 손을 놓고있으면 영원한 방관자로 전락한다는 위기의식을 갖고있는 것이다.

문제는 응집력이다. 이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낙관적 전망은 민정계가 그동안 외곽에서만 머물렀기 때문에 세결집의 절박함을 느끼고 있다는 판단에 근거를 두고있다.

하지만 비관론도 만만치않다. 우선 나라회를 한 방향으로 끌고갈 리더십이 뚜렷하지 않다는게 치명적인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한 나라회의 성격을 놓고 내부적으로 이견이 적지않다는 점도 문제거리다. 나라회를 주도하는 양정규 김태호 의원 등이 김윤환 고문과 가깝기 때문에 결국 민정계를 이회창 대표 지지로 몰고가려는 의도가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사실 김윤환 고문이나 이대표의 입김이 작용하느냐 여부가 나라회 성패의 관건이라 할 수 있다. 복선이 이대표 지지라면, 다른 주자에 마음을 둔 의원들의 참여는 기대하기 어렵다. 특히 민정계출신 주자인 이한동 고문에 우호적인 의원과 지구당위원장들은 나라회의 방향성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나라회의 주도그룹은 『현재 결정된 것은 없다. 모여서 논의해 방향을 결정하자』고 말하고 있다. 민정계 의원들은 세력규합의 당위성에 공감하고 있는만큼 일단 나라회는 일정규모로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선택의 시기가 다가오면, 복잡하고 미묘한 논란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이영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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