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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종말/존 호건 저·김동광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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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종말/존 호건 저·김동광 옮김

입력
1997.06.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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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발견의 위대한 시대는 끝났다”/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이미 모두 해결됐고 해결될 수 없는 문제는 앞으로도 불가능하다/스티븐 호킹·칼 포퍼 등 석학들과의 인터뷰 통해 과학의 미래에 대한 비관적 비전 제시20세기는 가히 과학의 시대였다. 상대성이론에 양자역학에 분자생물학에 카오스이론까지…. 따라서 3년여 앞으로 다가선 21세기는 더더욱 과학의 시대가 될 것이다? 『아니다, 그렇지 않을 것이다』라고 주장하는 책이 나왔다. 미국의 저명한 과학저술가 존 호건이 쓴 「과학의 종말」(까치 발행, 1만2,000원)은 과학과 그 파생물이 난무하는 이 시대에 『과학적 발견의 위대한 시대는 끝났다』는 다소 엉뚱해보이는 화두를 던진다.

「과학의 종말」(원제 The End of Science)은 지난해 미국에서 출판되자마자 과학부문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당시 뉴욕타임스는 서평에서 『이 도발적인 베스트셀러는 세계의 지도적 과학자들의 시각을 통해 과학의 전영역을 탐험하면서 과학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시한다』고 평했다.

여기서 「지도적 과학자들」이란 필자가 이 책을 쓰기 위해 직접 만나 일일이 인터뷰한 프랜시스 크릭, 프리먼 다이슨, 스티븐 호킹, 토머스 쿤, 칼 포퍼, 노엄 촘스키, 스티븐 와인버그 등 물리학에서 생물학, 수학, 과학철학 분야에 이르기까지 우리시대 최고의 석학들이다. 「과학의 미래에 대한 통찰」이란 『해결될 수 있는 거대한 문제(과학적 질문)는 다 해결됐고 아직 해결되지 않은 거대한 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는 식의 비관적 전망이다.

이처럼 더 이상 과학의 본질적 발전이 가능할 것 같지 않은 이유를 호건은 세계의 근본구조와 인간인식의 한계에서 찾는다.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 이론은 어떤 물질, 심지어 정보조차도 빛의 속도 이상으로 움직일 수 없다는 한계를 설정한다.

양자역학은 미시영역에 대한 우리의 지식이 항상 불확실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카오스이론은 많은 현상들이 예견불가능함을 확인해주고 있다. 쿠르트 괴델의 불완전성의 정리는 실재에 대한 완전하고 모순되지 않는 수학적 기술의 가능성을 부인한다.

우주는 정확히 어떻게 탄생하게 됐을까? 쿼크와 전자는 그 보다 작은 입자로 이루어져 있고, 그 입자는 또 더 작은 입자로… 하는 식으로 무한히 계속될 수 있을까? 생명은 정확히 어떻게 탄생했을까? 이런 질문들은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과학의 한계를 생각할 때 「절대로」 풀릴 수 없는 종류의 것이다.

이 책은 쉽지는 않다. 그러나 중간중간에 괴팍한 과학자들과 필자의 토론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리고 인간이 우주 속에서 얼마나 겸손해져야 하는가를 새삼 깨닫게 될 것 같다. 과학세대 대표 김동광씨가 옮겼다.<이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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