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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룡 의원(대선후보·주자 시민포럼: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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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룡 의원(대선후보·주자 시민포럼:Ⅰ)

입력
1997.06.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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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화합정부로 3김정치 극복”/“이 대표 사퇴땐 YS도 안말릴 것”/정발협과는 결별도 전략적 탈퇴도 아니다/노동법 날치기땐 조직원으로서 당론따라/남북대치 상황에서 국가보안법은 필요/정책·인물 빈곤 야 정부실수로 반사이익◇사회

이성춘 한국일보 이사 겸 논설위원

◇패널리스트

서상록 중소기업연구원장

박진근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서지문 고려대 영문과 교수

곽노현 방송대 법학과 교수

◆모두발언 요지

현충일을 맞아 호국영령을 기리면서 후손들에게 어떤 나라를 물려줄 것인가를 생각해 봤다. 국립묘지에 묻힌 장병들의 묘비 뒷면을 보면 출생지는 기록돼 있지 않다. 더이상 지역으로 갈라져 대립해서는 안된다. 화합해야 남북통일도 가능하다. 나는 민주화가 시대적 요구일때 온몸을 던져 싸웠지만 지금 시대는 화합을 요구하고 있다. 시대는 전진을 요구하고 있다. 나는 젊고 개척적인 리더십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칠 각오가 돼 있다. 대통령후보가 되면 야당후보와 지역대결을 벌이지 않고 미래를 놓고 국민의 심판을 받겠다. 과거로 가는 황혼열차를 타느냐 아니면 미래로 가는 희망열차를 타느냐는 국민들의 선택에 달려 있다. 21세기를 대비하기 위해 헌신적으로 시대정신을 실천하는 정치인이 되겠다. 지역화합정부를 만들어 3김 정치를 뛰어넘는 선진적인 조국을 만들어야 한다. 국민들은 누가 과연 지역화합을 창출해 낼 수 있는지를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 나는 현실정치의 한복판에서 소모적인 낡은 정치를 청산하기 위해 고뇌해 왔다. 경제를 발전시키고 사람을 키우는 생산적인 정치를 하겠다. 그 길만이 국민들에게 희망과 신뢰를 주고 당원들에게는 기회와 보람을 줄 수 있다. 대통령이 되면 개혁을 지속해 성숙된 문민정부를 만들겠다.

―정치선배중에서 버릴 사람이 있다면 누구인가.

『사람을 버리기 보다는 장점을 취하고 갔던 길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김영삼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면 자신의 길을 가겠다고 했는데.

『임기중에는 김대통령이 국정의 중심에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김대통령이 자연인으로 돌아가면 독립된 정치인으로 내 길을 가겠다는 것이고 김대통령도 그것을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신한국당내 정발협과의 관계에서 비켜가겠다고 한 의미는 무엇인가.

『정발협은 대통령에게 힘을 모아주고 단합된 모습을 보이기 위해 만들어 졌다. 정발협이 사람을 모으는데 지장을 줄 것 같아 잠깐 비켜서 있는 것이다. 정발협과의 결별도 아니고 전략적 탈퇴도 아니다』

―타의에 의해 정발협과 거리가 생겼는가.

『정발협 구성원들은 문민정부를 창출한 개혁의 동지들이다. 그들의 지원을 바란다. 알 낳아주는 것은 제집 닭이지 기러기가 아니다. 대안론이 나오는데 원안이 없을 때 대안이 있을 수 있는 것이다』

―대통령이 신한국당 이회창 대표의 사퇴를 반대한다고 생각하는가.

『대표직이 시한부는 아니지만 이대표가 공정경선을 위해 사퇴한다면 말리지 않을 것이다. 공정성 시비에도 불구하고 물러나지 않고 대통령 핑계대면 「대쪽」 「법대로」이미지에도 맞지 않는다』

―이대표가 적절한 시기에 사퇴안하면 다른 주자와 공동대처할 것인가.

『경선참가 거부의 기류도 있다. 이대표가 프리미엄을 갖겠다면 양해해 주고 싶지만 당내분란이 생기면 다른 주자와 함께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92년 대선때 중요 역할을 했는데 대선자금 규모에 대해 말해달라.

『대선때 자금을 관리하는 위치에 있지 않았다. 사실 잘 모른다』

―맡고 있던 중앙청년위에서 쓴 것 만이라도 밝혀 달라.

『중청은 청년조직으로 자발적 회비로 운영됐다. 큰돈을 쓰지 않았고 관련 자료도 없다. 큰 행사를 한번 했는데 그것도 미미해서 기억조차 할 수 없다』

―지난해 총선 때 쓴 돈은 얼마인가.

『정확히 기억을 못한다. 지구당 동지들이 눈물겹게 동조해 주고 자원봉사자들이 도와줘 법정비용을 넘지 않는 모범적 선거를 치렀다고 자부한다』

―정치적 동지들에게 자금을 지원했다는데 얼마나 지원했나.

『친지들이 갖다 준 돈을 동지들에게 작은 격려금으로 줬다. 구체적 규모를 여기서 밝히는 것은 적합지 않다』

―정무장관 등으로 일할 때 의회발전을 위해 남모르게 한 일이 있는가.

『야당에 정책자료를 넘겨주고 세미나 등을 할 때 정부인사를 참여시켰다. 지방자치 정착을 위해 기초의원의 정당공천을 배제시키는데 역할을 했다』

―지정기탁금의 야당분배를 시종일관 반대해 왔는데.

『정치자금은 조달방법 뿐만 아니라 쓰는 것도 합법적, 공개적이어야 한다. 기증자의 의사를 존중해 지정기탁금은 야당에 분배돼서는 안된다』

―개혁전도사를 자처하면서도 당내 경선을 앞두고 「21세기 국가경영연구회」 등 사조직을 만들고 세몰이를 하는 등 구태를 보인다는 지적이 있다.

『긍정적으로 봐줘야 한다. 연구회는 파당이 아니라 당내 연구모임이다. 여기에 참여한 초·재선의원들은 물론 나와 가치관을 같이하고 있다. 이들이 경선에서 나를 돕겠지만 그렇다고 추대위같은 속된 모임은 아니다』

―3김청산을 주장하는데 여기에 김대통령도 포함되는가.

『김대통령은 내년 2월이면 자연인이 된다. 따라서 양김청산이 맞는 말이긴 하지만 3김으로 상징되는 「낡은 정치」를 청산하자는 의미로 한 말이다』

―신한국당의 인기가 최악인데 후보난립은 국민을 무시한 처사 아닌가.

『한보사태, 김현철씨 문제 등으로 문민정부가 비판받고 있지만 당에는 훌륭한 지도자들이 많다. 인기에는 기복이 있다. 야당은 정부실수로 반사적 이익을 얻고 있는 것이다』

―야당분열과 여당 프리미엄으로 정권을 재창출할 생각인가.

『국민은 21세기 준비를 위해 현명한 판단을 해야 한다. 야당은 정책이나 인물이 빈곤하고 준비가 안돼 있다. 여당이 선택될 것이다』

―민주계가 김대통령으로부터 정당한 보답을 못받았다는 얘기가 있는데 배신감을 느끼지는 않는가.

『대가를 바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섭섭한 것은 없다. 30년 적폐의 청산을 하루아침에 하기는 힘들다. 대통령은 단임이지만 개혁엔 단임이 없다』

―당내 경선에서 패하면 재수를 할 것인가.

『승리할 것으로 보기 때문에 재수를 생각해 보지 않았다. 자연적 연령이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시대의 큰 흐름을 알려면 도전적이고 개척적이어야 한다. 젊은 대통령은 시대가 요구하고 있고 상황에도 적합하다』

―문민정부 초기의 90%대 지지가 곤두박질친 이유는 무엇인가.

『개혁과 안정은 상충적 개념이 아니다. 30년 적폐를 청산하려다 보니까 사정이 동원돼 국민이 불안을 느끼기도 했다. 국민과 함께 가야 개혁에 성공할 수 있다. 개혁이 비판받고 있지만 김대통령은 개혁대통령으로 역사에 남을 것이다』

―야당시절 정보기관으로부터 피해를 입었던 김의원이 안기부의 수사권 강화에 찬성해 의아했다. 안기부의 고유업무는 수사가 아니라 정보수집인데.

『문민정부 들어 안기부가 도청이나 정치개입을 하면 엄벌을 받도록 법을 개정했다. 이제 안기부에 수사권을 주는 것은 시대적 요청이라고 보고 있다. 아직 북한은 간첩을 남파하고 있고 간첩색출이 어렵다』

―김영삼 대통령은 취임전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겠다고 했으나 지키지 않았다. 이회창 대표는 국가보안법은 결국 해석의 문제라고 했는데.

『김대통령은 대체입법을 마련하겠다고 한 것이다. 남북대치 상황에서 국가보안법은 필요하며 악용을 방지할 수 있도록 운영의 묘가 발휘되도록 해야 한다. 국회에 감시 기능이 있고 각종 법을 만들어 나가면 된다』

―당내 영입파들을 무임승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치야말로 전문 영역이다. 전문가가 정치의 중심에 서야 한다. 영입파들은 어려운 상황에서는 무풍지대에 있었고 국민의 심판을 받은 경험이 없다. 대통령의 임명으로 우월적 지위를 누리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상위 4명의 여권 대선주자중 두명은 아마추어이고 나머지 두명은 김의원을 포함한 프로다. 앞으로 협력관계가 있다면 김의원은 역시 같은 프로와 협력을 모색할 것인가.

『단순한 득표능력보다는 정치개혁을 실현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가, 비전과 정책을 나와 함께 할 사람이 누구인가를 고려할 것이다』

―「머리가 하얀남자」는 직접 썼는가.

『대부분 구술했고 조력을 얻어 최종 수정해 출간했다』

―책에 언급한 미국 하버드대학 교수의 경제발전 4단계, 유엔 아태경제사회이사회(ESCAP) 사무총장의 이름과 중요 발언내용을 기억하는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정치인의 저서는 본인이 쓰지 않았다는 인상을 받는다. 국민에 대한 우롱이라는 지적이 있다.

『책은 자기 뜻을 담은 것이다. 질문자도 외국인을 인용해 책을 내지 않는가. 어째서 정치인들만 문제 삼는가』

―신혼때 직업이 없었는데 부인을 위해 가사를 돌 본 적이 있는가.

『일정한 직업은 없었지만 청년·학생 운동을 하느라 바빴다. 아내는 수입이 없는 내가 자격지심으로 의기소침해질까봐 더욱 격려했다』

―이문열씨의 소설 「선택」에는 남자의 신체구조가 가사노동에 적합하지 않다고 돼 있는데 동의하는가.

『가사와 남자의 신체구조는 별개라고 생각한다』

―문민정부의 개혁이 미진한 이유는 태생적 한계라는 지적이 있는데.

『3당합당을 말하는 것이라면 일리가 있다. 개혁 초기에 개혁주체세력을 확고히 하는데 문제가 있었다. 지금의 비판과 시련도 그 때문이다. 대통령이 의욕에 넘쳐 국민과 함께 가는 개혁에 관심을 덜 기울인 탓도 있다』

―김의원 진영에서 한보돈을 받았는데 김의원은 정말 몰랐는가.

『주변에서 그런 일이 있었고 (리스트에) 거명된 것 자체가 부덕의 소치다. 한보는 내가 돈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내가 설립한 장학기관에 돈을 제공했다. 그 장학기관도 만드는데만 내가 앞장섰을 뿐 이후의 사무는 나와 관련이 없다. 어쨌든 내 불찰이다』

―문민정부가 출범 이후 강력히 추진했던 신경제 정책이 실종됐는데 원인은.

『대기업 부도 등 어려운 경제 여건에서 불가피했다. 경제가 지나치게 원리원칙에 얽매여서는 안된다. 문민정부는 나름대로 규제혁파 등에서는 상당한 성과를 이룩했다. 이런 조치들은 보약과 같은 것이어서 효과가 서서히 나타날 것이다』

―대통령이 되면 각료중 20%를 여성으로 임명하겠다고 했다. 단서가 있나.

『법·제도가 여성들에게 충분한 활동 기회를 주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여성들에게 한시적으로나마 할당식의 기회를 마련하겠다는 생각이다』

―신한국당 의원들의 평균 재산이 33억원인데 진정한 개혁이 가능한가.

『기업을 운영하는 소수의 의원들 때문에 평균치가 높아진 것이다. 의원들은 관료나 학자들보다 훨씬 일선에서 국민들의 소리를 듣고 있다』

―여고생 호스티스들이 나오는 룸살롱에 가본적이 있는가. 있다면 어떠했는가. 국가차원의 해결방안은.

『최근에 룸 살롱에 가본 적이 없다. 그런 경우가 닥친다면 굉장히 황당했을 것이다. 사회 전반의 문제로서 난감한 얘기다. 업주들의 양식과 시민들의 협력을 기대한다. 사회풍토 쇄신과 행정당국의 강력한 단속이 필요하다』

―96년 12월 노동법 날치기 통과 때 그자리에 있었는데.

『분명 절차는 잘못됐다. 그러나 집권여당의 조직원으로서 당론에 따라야 했다. 노동법 처리 직전 정무장관에 있을 때는 서두르지 말고 97년 1월 정도로 처리 시기를 늦추자고 했다』

―대통령을 가신이나 핵심참모로서 잘못 보필했다고 생각하는 사례는.

『가신은 봉건적 표현으로 거부감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김대통령의 참모이자 정치적 동지이다. 역시 아들 문제로 김대통령이 도덕적 타격을 입었는데 참모의 하나로서 막지 못해 죄송하다. 김현철씨와 관련해 출세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안가린 사람들은 물러나야 한다. 오히려 현철씨에 연민을 느낀다』

―한보사태 당시 음모론을 제기했는데.

『의혹이 있다고 했다. 누가 그 엄청난 돈을 대출하고, 인허가를 내줬는지, 언론에 내용이 흘러간 과정이 석연치 않았다. 이제 끝난 문제여서 더 얘기하고 싶지 않다』

―대선자금에 관한한 여야 모두 자유로울 수 없고 이시기에 대선자금 공개는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만큼 정보가 있다는 얘긴데.

『당시 정치 상황이 그렇다는 얘기였다. 누가 누구에게 돌을 던질 수 있겠는가. 법과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정리=고태성·김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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