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상황 이럴땐 어떻게/북 귀순선박 압송 “강력항의 재발방지 약속 요구”/방미중 부인 위독 “정상회담 앞당겨 마친후 귀국”질문 1. 서해상을 통해 귀순을 요청한 북한 주민을 우리 해군이 호위해 오는 과정에서 북한측이 『납치』라고 주장하며 우리 함정에 대해 미사일공격 등을 가한뒤 북한주민을 다시 압송해 갔습니다. 사건이 벌어진 해상은 남북 어느 쪽의 영역도 아닌 공해상이었습니다. 어떤 조치를 취하겠습니까.
질문 2. 부인을 대동하지 않고 미국을 실무방문, 한미정상회담 일정을 앞두고있는데 한국에 있는 부인이 사경을 헤매고 있다는 급전이 왔습니다. 서울에 있을 때 부인이 아프긴 했지만 이렇게까지 위급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어떻게 대처하겠습니까.
김덕룡 의원은 첫번째 질문에 『먼저 북한의 도발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고 재발방지 약속을 받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제여론에 호소해 북한을 외교적으로 고립시키고, 북한의 무력도발에 대비한 방위태세를 좀 더 튼튼히 하겠다』며 『해군의 작전능력을 배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의원은 『북한이 과연 재발방지약속을 하겠느냐』는 추가질문이 있자 『북한이 이미 주민을 데려간 이후여서 다시 그런 일을 저지르지 않도록 여론을 통해 응징하는 방법 외에는 특별한 방법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안의 중요성에 비해 답변내용이 다소 단편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두번째 질문에 대해선 『내 아내라면 죽어도 못죽겠다고 견뎌낼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김의원은 『공직자의 아내는 책임이 크다』면서 『의전에 지나치게 의존하지않고 정상회담을 앞당겨 마친뒤 돌아와 남편의 도리를 다하는게 옳겠다』고 말했다. 공사를 적절하게 조화시키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전문가 평가◁
북한이 우리 해군함정을 상대로 미사일공격을 감행할 정도의 상황이라면 국지전으로 비화될 위험성이 높다고 봐야한다. 급박한 상황에 대한 응급조치가 언급되지 않았다. 단순히 재발방지을 요구하는 정도의 대책으로 사태가 수습될지 일단 의구심이 든다. 국제여론에 호소하는 것은 차후 방안이다. 북한의 속셈을 입체 분석하고 우리측의 군사적 대응방안을 구체적으로 언급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당내 타주자들 서면질문/만화산업 “재정·세제지원 정부 적극 육성 필요”/개혁·안정 “하나만 선택 불가 안정위한 개혁하겠다”
김덕룡 의원에 대한 서면질문에는 이회창 대표와 이수성 고문을 제외하고 이홍구·이한동·박찬종 고문, 최병렬 의원, 이인제 경기지사 등 5명이 응했다. 개혁정책의 공과 등 현정부출범이후 김의원의 역할을 은근히 겨냥한 질문도 적지않아 눈길을 끌었다.
박고문측은 만화산업 육성방안을 물었고, 김의원은 『영화나 만화산업같은 고부가가치산업은 정부차원에서 적극 육성할 필요가 있다』면서 『재정·세제지원은 물론 고부가가치산업의 중요성을 전국민이 공유할 수 있도록 깨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한동 고문진영은 『개혁과 안정중 하나를 선택할 경우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을 했고, 김의원은 『개혁과 안정은 상충된 개념으로 생각지 않으며 어느 한가지만 선택할 사안이 아니다』고 답변했다. 김의원은 『개혁없는 안정은 고인물과 같아 썩고, 안정없는 개혁은 혼란을 야기시킨다』면서 『나는 안정을 위한 개혁을 선택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의원측은 「민주화세력과 근대화추진세력이 손잡아야 한다」는 주장의 의미를 물었고, 김의원은 『유신이나 5·6공에 참여한 세력이 다 근대화세력은 아니며, 민주화를 추진했더라도 폭력적이고 급진적인 사람은 배제돼야 한다』고 부연설명했다. 이지사진영은 개혁의 주체세력을 형성할 필요성을 물었고, 김의원은 『국민화합을 고려해 근대화세력의 기능이나 역량도 꼭 필요하다』면서 『그러나 정치는 도덕성이 중심이므로 민주화세력이 주가되고 근대화세력이 함께 힘을 합치는 것이 좋겠다』고 답변했다.<장현규 기자>장현규>
◎시민포럼 이모저모/정발협 겨냥 “원안있는데 무슨 대안이냐”/저서 직접 저술여부 추궁에 한때 수세
김덕룡 의원은 6일 공격적인 답변자세를 취했다. 한보문제, 개혁과정의 과오, 사조직 운영 등에 대해 수세적 해명에 머물지 않고 적극적인 설명으로 설득을 시도했다. 영입파를 겨냥한 「아마추어 정치」에 대해서도 직설적으로 문제점, 약점 등을 지적했다.
통일, 북한, 문화, 여성문제 등 구체적 정책현안에 대한 질문에도 비교적 소상하게 답변했다. 특히 통일방안, 북한붕괴 문제에 대해서는 다양한 상황을 예시해 가며 이분법적 답변을 하지 않는 신중함을 보였다. 그러나 후반부에 패널리스트들의 질문이 정책에 집중되자 긴장감이 떨어지고 분위기가 느슨해졌다는 지적이 시청자들로부터 제기되기도 했다.
○‘닭과 기러기론’으로 차별화
○…김의원에게 던져진 곤혹스런 단골질문은 한보사건 연루, 정치발전협의회에서의 배제, 지지조직 운영 등이었다. 김의원은 측근의 한보자금 수수에 대해 『검찰수사 때까지 정말 몰랐다』고 해명한뒤 『주변을 관리 못한 불찰에 죄송스럽게 생각하며 이는 부덕의 소치』라고 말했다. 김의원은 그러나 『그 돈을 직접이건, 간접이건 받지않았고 보지도 쓰지도 않았다는 점은 분명히 밝혀둔다』고 강조했다.
정발협의 배제에 대해 김의원은 『그들중 상당수는 민주화투쟁의 동지들이다. 정발협이 나를 지지해주길 기대한다』고 답변했다. 김의원은 특히 『알을 낳아주는 것은 제 집 닭이지 하늘을 나는 기러기가 아니다. 원안이 있는데 무슨 대안이냐』고 적극적인 「자기홍보」를 했다. 김의원은 『그 분들(영입파)은 나라가 어려울 때 무풍지대에 있었다. 영입파라는 이유만으로 우월적 대접을 받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경선을 앞두고 국가경영연구회를 발족한게 김의원이 청산을 주장하는 구태 아니냐』는 추궁에 김의원은 『좀 긍정적이고 밝은 측면을 보고 부정적 사고를 버려달라』고 정면으로 응수했다. 김의원은 『과거 파당은 지역, 보스 중심이었으나 국가경영연구회는 비전과 정책을 중심으로 초·재선의원이 모인 것으로 전혀 성격이 다르다』고 주장 했다.
○김 대통령 극구옹호 눈길
○…김의원은 개혁, 김영삼 대통령의 공을 누누이 강조했다. 김의원은 『지금 김대통령은 비판받고 있지만 훗날 역사에서 「개혁대통령」으로 평가받을 것』이라고 김대통령을 극구 옹호했다. 김의원은 『30년 적폐를 없애려다 보니, 또 사정을 하다보니 불안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개혁과정의 오류를 시인하면서도 『그러나 개혁의 방향은 옳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김대통령이 아들의 국정개입으로 고통을 받지 않도록 미리 이런 일을 막지 못한게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공세적 답변을 하던 김의원도 자신의 저서 「머리가 하얀 남자」에 대한 질문에 이르러서는 수세에 몰렸다. 우선 자신이 직접 썼느냐는 질문에 『구술을 한뒤 원고를 감수했다』고 한발 물러섰다.
그러나 저서에 나오는 학자의 이론, 인용된 인물의 이름을 묻자, 『일일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김의원은 『직접 쓰지 않아 그런 것 아니냐, 정치인들이 이처럼 책을 펴내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추궁이 계속되자 『학자들도 논문에 인용되는 글을 모두 기억 못하지 않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포럼현장에는 부인 김열자씨가 나와 남편의 답변내용에 대한 느낌을 메모해 가며 시종 긴장된 표정으로 지켜봤다.<이영성 기자>이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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