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계획 등 은밀 수집… 적발사례도운동권/전문 정보요원들도 힘든 일… 난센스경찰한총련의 이석(23)씨 상해치사 사건을 계기로 학원 프락치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학생들은 『한양대 출범식을 포함한 최근 일련의 사례에 비추어 볼 때 학원프락치가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경찰들은 『프락치를 운운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고 일축한다.
프락치란 정당이 대중단체의 내부에 조직하는 당원조직을 이르는 러시아어(Fraktsiya)에서 유래된 것으로 당국이 정보수집을 위해 활용하는 정보원을 뜻하는 말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전·현 학생운동권들은 학원프락치가 70∼80년대에 비해 수적으로는 줄었을 지 모르지만 수법·활동은 더욱 치밀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학원프락치들을 적발했다고 주장하는 서울 H대, C대 총학생회 간부들에 따르면 프락치들 대부분은 20대 초반으로 가족적 연고 등을 따져 발탁돼 집중적인 정보원 훈련을 받는다. 프락치들은 처음에는 대자보·문건 수집, 시위계획 수집 등 초보적인 역할을 하다 숙달되면 한총련이나 지역총련 간부의 출신대학과 민족해방(NL)계열 대학 총학생회를 무대로 정보수집 활동을 편다.
93년 한총련 간부를 지냈던 이모(28)씨는 95년 10월 중앙대 안성캠퍼스 서총련 간부수련회 참석자 전원이 현장에서 체포된 사례를 들며 프락치활동의 개연성을 밝혔다. 이씨에 따르면 당시 행사는 참석자들에게도 행사 직전에 알렸을 만큼 극비였다는 것.
운동권출신 정모(30)씨는 『93년 성균관대 수원캠퍼스에서 적발된 프락치는 자신을 한총련 정책위원이라고 신분을 밝히고 대학에 배포되지 않은 한총련 비밀자료를 나눠준 뒤 총학생회 조직과 신상 등을 파악하다 탄로났다』고 밝혔다.
정씨는 『이 프락치는 자신의 안전귀가를 보장받는 조건으로 한총련 비선조직에서 간부로 활동하던 한 여학생이 프락치라는 사실을 폭로했으나 당시 한총련은 조직의 혼란을 막기 위해 내부적으로 대책을 세우는 선에서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경찰은 『경찰이 학원에 프락치를 둔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대학담당 정보형사는 『전문 정보요원들도 얻기 힘든 정보를 프락치들에게 맡겨 수집한다는 것이 가능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보안파트의 한 경찰간부는 『설령 정보·보안파트 일선에서 정보수집을 위해 개별적으로 특별한 사안이 있을 경우 동원하는 경우가 있을지는 모르나 상시적으로 이루어지는 학원사찰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최윤필 기자>최윤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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