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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성 고문(대선후보·주자 시민포럼: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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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성 고문(대선후보·주자 시민포럼:Ⅱ)

입력
1997.06.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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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상황 이럴땐 어떻게/국제유가 폭등 “전문가·해외정보 종합해 판단”/부인 보석뇌물 “그런 일 절대없을 것” 답변 피해질문 1. 이란과 이라크가 또다시 전쟁을 시작해 국제유가가 뛰기 시작했습니다. 경제부총리 얘기는 국제유가가 더 뛰기전에 선물시장에서 물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외무장관은 전쟁이 그다지 오래갈 것같지 않으니 무리하게 그럴 필요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어떤 선택을 하겠습니까.

질문 2. 대통령 취임전에 부인이 어떤 사람으로부터 1억원 상당의 보석을 대가성있는 선물로 받았다는 내용의 기사가 언론에 폭로됐습니다. 관계당국이 엄정한 수사끝에 사실을 입증할 수 없다고 결론지었고 해당 언론사는 사과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한참이 지나 부인이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며 공개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선물받은게 사실이라고 실토했습니다. 어떻게 하겠습니까.

이수성 고문은 국제유가 폭등과 선물시장을 통한 원유확보문제 등 비교적 전문성을 요구하는 첫번째 질문에 총리재직시의 경험을 응용한 답변을 내놓았다.

그는 경제부총리와 외무장관의 의견이 엇갈리는 점에 착안, 『양쪽의 말이 달라 어느 한쪽 의견에만 의존할 수 없다』며 『해당분야 전문가와 해외 정보 등 모든 것을 일단 종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고문은 이어 『유가가 오르면 피해가 엄청나다』며 유가의 중요성을 강조한뒤 『여러상황을 고려해 원유를 어느정도는 비축하는 것이 옳으며 최종판단은 대통령이 내려야 한다』고 원칙적인 답변을 계속했다. 이고문은 『이 경우 실물경제에 밝은 민간부분의 의견을 참작할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는 보충질문이 있자 좋은 의견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두번째 질문에 대해선 『나의 경우 이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므로 가상상황을 미리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사안의 민감성을 고려한 답변으로 해석된다. 이고문은 정치자금에 대한 의견을 묻는 추가질문이 나오자 『포괄적 뇌물죄의 적용을 주장했지만 친구가 아무 사심없이 100만원을 준다면 기분좋게 쓸 것』이라고 답변했다.

▷전문가 평가◁

경제부총리와 외무장관의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양자택일식의 결정을 하지않고 국내외 상황을 종합판단해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는 것은 결과보다 과정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선물시장을 통한 원유확보가 갖는 정치·경제적 의미가 언급되지 않아 아쉽다. 원유비축량이나 유가에 대한 설명도 곁들여졌으면 좋았겠다.<장현규 기자>

◎당내 타주자들 서면질문/교육문제 “대입제도 획기적 개선없인 파행계속”/권력분산 “문제는 사람이고 개헌없이도 가능”

이수성 고문에 대한 서면질문은 8명의 신한국당내 대선주자중 박찬종·이한동·이홍구 고문, 최병렬 의원, 이인제 경기지사 등 5명이 응했다. 이회창 대표와 김덕룡 의원측은 질문을 하지 않았다.

박고문과 이한동 고문진영은 『대학총장 출신으로 우리나라 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기초학문육성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갖고 있는가』를 물었다. 이에대해 이수성 고문은 『대학입시제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지 않고서는 모든 노력이 파행적일 수 밖에 없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기초학문 분야를 육성하지 않고서는 견뎌낼 방법이 없으므로 자연과학과 기초학문을 육성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이홍구 고문측은 여권내 역학관계변화를 상기시키며 권력분산론에 대한 견해를 물었고, 이수성 고문은 『문제는 사람이고 (권력분산은)개헌없이도 가능하다』며 『총리가 정당한 역할을 다하려면 자유로운 인사권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의원측은 『교수경험과 국정경험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했고, 이수성 고문은 『가장 날카롭게 가장 독립적이며 가장 비판적인 사람들로 구성된 대학에서 총장으로 선출된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우회적으로 자신감을 보였다.

이지사진영은 『융통성을 발휘해 부정부패를 척결해야 한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아는데 융통성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물었고, 이수성 고문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지만 백이면 백 다 옳을 수는 없으며 모두가 약간씩은 흠이 있게 마련』이라며 『오히려 약간 흠이 있는 사람이 더 정도를 걸을 수 있다』고 답변했다.<장현규 기자>

◎시민포럼 이모저모/‘거침없는 답변’ 패널리스트가 수위조절/대인관계 질문에 “나는 짝사랑 전문가”

이수성 신한국당고문은 여러차례에 걸친 파격적 답변으로 날카롭고 수위높은 질문을 헤치며 토론의 열기를 고조시켰다. 이고문은 특히 신한국당 홍인길 의원과 전두환·노태우씨 사면, 정치자금 문제, 포괄적 뇌물죄의 적용 기준 등에 관해 직설적 응답으로 일관, 패널리스트들의 파상질문을 「자초」했으나 솔직함을 무기로 정면돌파를 시도했다. 패널리스트들은 질문의 핵심을 피해가거나 돌아가지 않는 그의 답변에 상응하는 예리한 질문공세를 펼치면서도 한계선상을 넘나드는 이고문 응답의 진솔함과 성실성을 인정, 질문의 강약과 고저를 스스로 조절하는 색다른 모습을 보였다.

○…이고문은 포럼말미에 가서 속 사정을 솔직히 털어놓으며 현실정치의 어려움을 우회적으로 부각시켰다. 이고문은 『정치를 할 경우, 본격적으로 하기위해 나를 중심으로 당을 하나 만들고 싶었다』면서 『당수는 누가 되든 거대한 시민운동을 통해 사회개혁을 하고 싶었으나, 신한국당에 입당해 버렸다』고 말했다. 이고문은 이어 『다른 경선주자들이 정치자금문제를 어떻게 견디는지 알 수 없다』고 정치자금 조달에 따른 어려움을 토로하면서 『만약 신한국당 후보가 된뒤 대선자금 문제로 어려움을 겪을 경우 심각한 문제에 봉착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면 가능성” 방청석 술렁

○…이고문의 파격답변중 가장 많은 보충 질문이 쏟아진 대목은 홍인길 의원 관련 부분과 정치자금 문제. 『홍의원은 범법행위를 했지만 현실정치에서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었을 것』이란 발언에 『그렇다면 대통령이 될 경우 홍의원을 사면하겠다는 말인가』라는 추궁질문이 있자 『그럴 가능성이 많을 것』이라고 답변, 방청석을 술렁이게 했다. 이고문은 정치자금에 관해 『나는 친구가 조건없는 돈을 줄 경우 받아서 쓴다. 40년동안 잘 받아 썼다』고 말했는데, 『뇌물성은 없다해도 증여세의 문제는 남지 않는가』라는 지적이 있자 『술자리에서 친구가 돈을 대신 낸 것까지 증여세를 물릴 수는 없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이고문은 또 『한달에 어느정도의 정치자금을 쓰는가』라는 질문에 『2,000만원은 넘으리라고 본다. 친구들이 주고 있다. 지인이 마련해준 여의도 사무실은 전화비까지 무료다』라고 있는 그대로 털어 놓았다.

○“분장 불필요” 가벼운 실랑이

○…폭넓은 이고문의 대인관계도 화제에 올랐다. 이고문은 『세계에서 형제자매가 가장 많은 사람 아닌가』라는 조크성 질문에 『우리국민 모두가 형제같다. 4,000만 국민을 모두 사랑한다. 나는 짝사랑 전문가다』라고 응수했다. 포럼 시작 40분전인 상오 9시20분께 토론장인 프레스센터에 도착한 이고문은 대기실에서 측근 및 방청객들과 환담하다 SBS측 분장사가 분장도구를 들이대자 처음에는 거부하다 결국 측근들의 권유에 따랐다. 이고문은 측근들이 『이번에는 꼭 분장을 해야한다』고 말하자 『지난번 TV토론에서도 분장을 안했는데…』라며 『그냥 이 모습이 좋다』고 했으나 『분장을 하지 않는 것은 시청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주변에서 거듭 강권하자 분장에 응했다. 이고문은 『TV토론준비를 했느냐』는 질문에 『특별한 연습을 하지 않았다』면서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면 되는 것 아니냐』고 특유의 여유를 보였다.

○…이고문은 포럼이 끝난뒤 패널리스트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개인적 친분이 있는 안병찬 경원대 교수에게 근황을, 자신이 주례를 선 박주현 변호사에게 부군의 안부를 묻기도 했다. 박변호사는 특히 이고문에게 몇차례 추궁성 보충질문을 퍼부어 「공과 사」를 엄격히 구분했다는 평을 들었다.<홍희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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