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정 출동·전투기 발진 지시/최근 잇단 대치끝에 발포까지/각부처군 긴밀연락 북 의도 분석5일 낮 북한경비정이 북방한계선을 침범, 함포사격을 한 사실이 입전되자 군은 즉각 비상태세에 들어가는 등 한동안 긴박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김영삼 대통령은 이날 하오 반기문 외교안보수석으로부터 북한 경비정의 북방한계선 침범 및 함포 발사사건 발생 상황을 간략히 보고받은 뒤 빈틈없는 대비태세를 확립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통령은 이어 세계 환경의 날 기념식에 참석했다 돌아와 종합보고를 받았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하오 상황이 발생하자 즉각 초기대응반을 소집했으며 국방부 지하벙커에는 김동진 국방장관과 윤용남 합참의장 등이 속속 집결, 유삼남 해군참모총장과 연락하며 긴박하게 움직였다. 합참은 중부지역 공군기지에 전투기발진 지시를 내린뒤 함포사격전이 벌어졌다는 보고가 들어오자 후속함정들을 잇따라 출동시키는 등 국지전도발 가능성을 분석하며 한때 초긴장상태에 돌입했다.
○…북한경비정의 위협사격에 대해 우리 해군 고속정이 즉각 대응사격한데 대해 국방부와 합참 관계자들은 『교전수칙에 따른 적절한 대응』이라며 『북한의 준동에는 확실하게 대응, 유사사태가 재발치 못하도록 해야한다』고 높이 평가했다. 한편 이날 완벽하게 작전을 수행한 해군 2함대사령부는 마침 이날 상오 지난달 북한주민 14명이 탄 선박을 최초로 발견, 수훈을 세운 백령도전탐기지 유근복(21) 상병에 대해 특진과 함께 격려행사를 가진뒤여서 한껏 고무된 분위기였다.
○…국방부와 합참은 이날 상황을 발표하면서 『정전협정 위반일 뿐 도발이나 교전행위는 아니다』라고 여러차례 강조해 사태의 확산을 경계했다. 합참관계자는 『사태를 면밀히 분석하고 여러가지 정보를 분석한 결과 이번 사태가 고의적인 도발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언론에서 확대해석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총리실 등 정부 각부처도 사건 발생 직후부터 국방부 등과 긴밀한 연락체계를 유지하면서 급박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총리실은 사건발생 직후 국방부 등을 통해 사건 전개 과정과 상황분석 자료를 전해받은 즉시 고건 총리에게 북한군 도발사건 개요를 보고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북한 경비정과 우리 경비정은 불과 0.5마일(8백m) 거리를 두고 대치했다』며 『북한 경비정이 일시적으로 북방한계선을 넘어온 것은 가끔 있어왔지만 함포사격을 가한 뒤 상당시간 우리군과 대치한 행위는 심대한 도발행위』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 경비정은 북한 어선 9척과 함께 침범했기 때문에 어선보호 목적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북한군이 우리군과 적지않은 시간을 대치한 것으로 보아 어선보호 목적만으로 해석할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통일원도 북한 경비정 도발직후 정세분석 담당부서를 중심으로 이번 사건상황을 면밀히 분석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었다. 통일원 관계자는 『이번 도발은 아주 특이한 유형에 속한다』며 『북한도 함정의 함포발사 행위에 대한 중대성을 인식하는 만큼 이번 도발의 저의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서해의 경비와 구난을 맡고 있는 해군과 해경 관계자들은 지난달 29일 올들어서는 처음으로 북한경비정이 북방한계선을 내려와 55분간 대치하고 돌아간뒤 4일에도 북한 경비정 3척이 한계선 인근까지 내려와 대치해 북한 경비정들의 활동이 강화되자 원인 파악에 부심하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북한 경비정이 어선단까지 몰고 내려와 함포를 발사한 이유를 알 수 없다』며 『이들 선박들에 남북간의 긴장감을 보여줘 안선국씨 등 두가족 해상귀순이후 동요되고 있는 북한 어선들의 귀순을 막아보자는 의도가 있었는지도 모르겠다』고 분석하기도 했다.<손태규·이영섭 기자>손태규·이영섭>
▷시간대별 상황과 조치◁
▲하오 1시30분:북한어선 9척 및 북한경비정 1척 연평도 서방 7마일 북방한계선 남방 2마일 근해에서 배회활동 중인 것을 포착
▲1시35분:인근 공군기지에 전투기 발진대기 지시
▲1시40분:연평도 부근 고속정 편대 3척이 북한 경비정과 어선군의 남하를 저지하기 위해 시위 기동
▲1시51분:북한경비정이 아군 고속정 선미쪽으로 위협사격, 아군 고속정 대응 경고사격
▲1시52분:고속정편대 북방한계선 남방 2.5마일 적색선 선상에서 정전교전수칙을 준수하며 추가 남하 차단 기동
▲2시40분:북한 경비정 어선단과 함께 북방한계선 북상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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