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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해야 할 포격 충돌(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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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해야 할 포격 충돌(사설)

입력
1997.06.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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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남북 해군함정 간의 함포사격전은 우발사태가 자칫 더 큰 충돌로 비화할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극히 우려할 만한 사태임이 분명하다. 특히 최근 북한주민의 해상탈출이 빈번해짐에 따라 북한군의 경계가 강화된 시점이어서 앞으로 유사한 사태의 재발 가능성에 유의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이날 사건은 북한경비정이 9척의 북한어선과 함께 서해 북방한계선을 침범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점으로 미루어 어선보호에 1차적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군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북한 식량사정이 갈수록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는 사실은 국내외 여러 기관을 통해 전세계에 알려지고 있다.

그들은 심지어 소 돼지 보다 사료가 별도로 들지 않고 들풀을 먹여 키울 수 있는 토끼나 염소 같은 가축을 집중사육하도록 장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요즘 북한어선의 활발한 어로활동도 이같은 식량보충 작업의 일환인 것이다. 북한해군의 어로 보호활동도 따라서 활발해질 수 밖에 없다.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이처럼 북한해군의 활동이 과거에 비해 훨씬 강화되지 않을 수 없는 동기를 그 체제 내부에 갖고 있다는 점이다. 외교부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식량외교가 뜻대로 풀려나가지 않는 점도 북한군의 입지를 강화해 주고 있다. 주민을 먹여 살리는 일도 군이 해결할 수 밖에 없다는 인식이 그것이다.

김정일의 거듭된 군부대 방문과 군부의 위상 높여 주기 역시 이같은 북한군의 활동과 의지를 뒷받침해 주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이런 북한군의 입지강화가 도발적인 행동으로 전이돼 우리 군과의 우발적 충돌을 의도적으로 끌어내려는 시도로 발전하는 사태다.

북방한계선을 넘어오는 북한선단을 저지하기 위해 출동한 우리 해군고속정에 함포사격을 가한 그들의 행위가 바로 이 점을 우려케 한다. 한계선 침범은 지난해 13회나 있었고, 지난달 29일에도 있었지만 사격행위는 드문 일이다. 95년에 우리 함정이 한계선에 접근하자 해안포대에서 함포사격을 해온 일은 있었지만 양쪽 해군이 대치, 작전중에 발생한 일은 없었다.

우리 군은 일단 이번 사태를 경계·대치중에 발생한 우발사건으로 보고 있지만, 「사격행위는 중대한 정전협정 위반행위라는 점을 판문점을 통해 북한측에 인식시키고 사태의 재발이 없도록 엄중경고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식량위기가 악화됨에 따라 북한주민의 필사적인 해상탈출과 어로활동도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본다면, 우발적 충돌위험도 따라서 늘어날 것이 분명하다. 지난해의 잠수함침투사건도 우발사건으로 촉발됐었다. 북한의 전략은 전면전보다 국지전에 있다고 보는 것이 군사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발사건이 행여 국지전으로 발전하는 일이 없도록 치밀한 예방작전계획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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