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대표실의 분위기가 5일 확연히 달라졌다. 4일 하오의 청와대 주례보고 이전만 해도 불안한 그림자가 짙게 깔려 있었으나, 불과 하루 사이에 하순봉 비서실장을 비롯, 참모진의 표정이 환하게 밝아졌다. 『시한부 대표가 아니다』는 김영삼 대통령의 한마디가 이대표 진영의 사기를 올려준 것이다.반면 반이주자 진영의 대표직 사퇴 공세는 주춤거리는 모습이다. 김대통령이 나름대로 선을 그은 마당에 곧바로 반발하기가 녹록지 않다는 판단을 한듯하다. 이날 공주에서 열린 민주산악회 행사에서 만난 박찬종 고문 김덕룡 의원 이인제 경기지사도 대표직 사퇴문제를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았다.
외형으로만 보면, 이대표측과 반이 주자 진영의 명암은 확연히 엇갈렸다. 이대표측은 아예 김대통령의 언급을 「재신임」으로 해석하고 대세굳히기로 연결시키겠다는 자세다. 이날 하오에 소집된 특보단회의에서도 주로 대세몰이의 구체적 방법들이 치밀하게 검토됐다. 이대표측은 대표직 사퇴문제에 대해서도 다각도의 논의를 하고 있다. 끝까지 대표직을 고수할 경우 역효과가 날 수 있는만큼 적정한 시점에 이대표가 결단하는 모습으로 대표직을 내놓자는 의견이 적지않게 제기되고 있다.
반이 주자 진영은 일단 이대표측의 분주한 움직임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다. 현재의 기류를 되돌릴 묘수찾기에 고심하는 눈치다. 현재 검토되는 반격의 방안으로는 반이 주자들의 김대통령 집단면담 신청, 경선관리위에 대표직 유지의 불공정성 제소 등이며 최후의 승부수로 경선불참 추진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수단을 실천에 옮기기가 주변 여건상 용이하지않다는 점이다. 자칫 김대통령의 뜻을 거스르는 행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반이 주자들은 일단 이대표의 불공정 경선행위가 드러나는 시점을 잡아 대대적인 역공을 가한다는 전략아래 호흡을 조절하는 듯하다.<이영성 기자>이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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