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개편보고서’ 타업체도 강력반발… 파문 확산기아그룹은 5일 자동차업계에 대한 구조개편이 불가피하다는 삼성자동차의 보고서와 관련, 삼성을 허위사실유포혐의로 고발키로해 자동차업계의 구조조정 논란이 법정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삼성측은 최근 작성한 「구조재편의 필요성과 정부의 지원방안」에서 『부실기업의 경영자원을 성장가능성이 높고 그룹경영이 안정된 업체로 집중화하는 대응이 요구된다』고 주장, 기아인수의도를 드러냈다.
기아그룹은 이날 삼성보고서와 관련, 긴급비상대책회의를 열어 ▲명예훼손과 경영손실 초래에 대한 법적 보상책을 강구하고 ▲검찰의 악성루머 합동단속반에 삼성측을 즉각 고발하는 한편 전경련회장단회의 소집과 한국자동차공업협회를 통한 대책논의 등을 요구키로 결정했다.
기아측은 『승용차를 한대도 내놓지않은 신규진입업체가 수십년간 자동차 기술과 경험을 쌓아온 기존 업체의 구조조정을 들고나온 것은 자사이익에 대한 지나친 집착』이라며 『정리돼야 할 기업은 기반이 없는 삼성』이라고 주장했다. 기아는 특히 93년 삼성측의 기아주식 매집, 95년 삼성직원의 소하리공장 무단촬영 등 여러차례 있었던 삼성의 적대적 행위를 강력 비난했다. 또 이같은 의도를 차제에 근절시키기위해 법적대응책 강구키로 하고 이날 전경련과 자동차공업협회에 대책회의 소집요구서를 보냈다.
쌍용자동차도 삼성측의 내부보고서에 대해 『최근 쌍용자동차의 주인이 곧 바뀐다는 소문으로 해외영업소의 차량신규주문이 끊겼으며 GM 등 해외기업들은 삼성과의 합병설을 이유로 쌍용에 대한 투자를 꺼리고 있다』면서 삼성측의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했다.
현대와 대우자동차도 『자동차업계의 구조개편이 필요해진 것은 삼성이 설비과잉을 알면서도 무리하게 자동차사업에 진출했기 때문』이라며 삼성의 사업철수까지 요구하고 나서 이번 내부보고서 파문이 삼성 대 기존 자동차업체간의 대결로 비화하고 있다.
한편 삼성측은 『보고서는 개인적으로 만든 자료이며 삼성의 공식입장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이종재 기자>이종재>
◎삼성자 내부보고서 요지/기아·쌍용 경쟁력없어 인수·합병 주장
삼성자동차의 내부보고서 주요내용은 기아와 쌍용이 장기적으로 경쟁력이 없기 때문에 자동차산업의 구조조정이 절실하며 그 방법은 인수·합병이 적절하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기아자동차에 대해서는 자산규모에 비해 차입금이 너무 많아 금융비용부담이 지나치게 크고 그룹의 지원력이 약할 뿐 아니라 최고경영진에 대한 불신과 경영진간의 갈등이 상존해 경쟁력을 상실할 것으로 분석했다.
또 쌍용은 부채가 3조5,000억원에 달하는 데다 제품구조가 취약해 독자적으로 경영위기를 벗어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자동차수요는 감소하고 생산은 과잉이기 때문에 구조조정이 필요하며, 기업인수·합병(M&A)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 보고서의 요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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