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참모총장 출신 ‘매파’이스라엘 노동당이 3일 군참모총장 출신인 에후드 바라크(55) 전 외무장관을 당수로 선출, 정권 재창출에 나섰다. 바라크는 이날 전체당원투표에서 57%를 획득, 요시 베일린(49) 등을 제치고 압도적으로 당선됐다.
그의 당선은 시몬 페레스(73) 전 총리로 대표되는 창당 1세대 원로들이 전면에서 물러나는 세대교체의 큰 의미를 지닌다. 그는 집권 리쿠드당의 벤야민 네탄야후 총리와 마찬가지로 이민세대가 아닌 이스라엘 땅에서 출생한 지도자이다. 중동평화의 입안자인 페레스는 당고문으로 정계에 머무를 계획이다.
35년간의 군생활에서 효율성과 불굴의 의지로 명성을 쌓아온 바라크는 역시 참모총장 출신인 고 이츠하크 라빈 전 총리가 직접 영입한 그의 적자이다. 바라크는 평화과정에서의 안보 우선 주장과 대팔레스타인 강경입장으로 당내 「매파」를 대변해 왔다. 반면 베일린은 「비둘기파」 페레스의 충실한 후계자이다. 따라서 라빈 암살이후 흔들렸던 노동당은 제2의 「라빈―페레스」라는 안정 구도를 갖추게 됐다.
바라크는 자신이 「네탄야후를 물리칠 유일한 선택」임을 강조해 왔다. 그는 다음 선거가 예정된 2000년까지 안가더라도 네탄야후정권이 붕괴, 조기총선이 실시될 것으로 내다 보고 있다. 그와 네탄야후간의 인연은 질기다. 바라크가 정예 사이렛 마트칼 특공대를 지휘할 당시 네탄야후는 그의 부하였다. 둘은 72년 피랍 항공기 인질구출작전에 함께 참여하기도 했다. 항상 꼿꼿한 자세의 그이지만 미 스탠퍼드대 경제학과 기계분석학 석사학위를 소지했으며 프로스트를 읊으며 피아노를 능숙히 다루는 또다른 면모도 가지고 있다. 유럽에서의 사회주의 선풍이 이스라엘에도 몰아칠 것인지 주목된다.<윤석민 기자>윤석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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