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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풍:2/칼 5세·필리페 2세 부자(역사속의 질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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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풍:2/칼 5세·필리페 2세 부자(역사속의 질병)

입력
1997.06.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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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악한 통치 원인되기도통풍에 심하게 시달린 인물은 신성로마제국 황제이자 에스파니아 왕인 칼 5세였다. 그는 통증이 너무 심해 1556년 황제의 자리는 동생에게, 에스파니아 왕위는 아들 필리페 2세에게 양위했다. 필리페 2세 역시 통풍때문에 만년을 거의 침대에 누운 채 지내야 했다. 이들 부자의 통치는 매우 포악하고 불안정했는 데, 의학사가들은 그 원인중 많은 부분이 통풍 때문인 것으로 여기고 있다. 중요한 인물의 신병은 자신 뿐아니라 나라와 국민의 운명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18세기는 「통풍의 황금기」라고 일컬어진다. 특히 영국에서 그러했다. 정치가 윌리엄 피트 부자, 새뮤얼 존슨, 감리교 지도자 존 위슬리 등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미국의 정치가이자 과학자인 프랭클린도 통풍으로 상당히 고생했다.

나폴레옹전쟁 당시 영국 총리로 나폴레옹의 맞수였던 피트 2세의 통풍은 정치적 위기상황과 그의 통풍 발작을 연관지어 생각해야 할 정도로 유명했다.

그러나 19세기 중엽이후 서양사회, 특히 상류층의 식습관이 바뀌면서 통풍의 발생률과 의미에도 변화가 생겼다. 물론 오늘날에도 세계적으로 수백만명이 통풍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나 통풍이 상류 특권계층의 상징이던 시대는 이제 지났다.<황상익 서울대 의대 교수·의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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